중1때 어머님이 보내준 피아노학원에서 첫 음악감상 시간에 베토벤의 월광을 들었다. 클래식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몰랐지만 몽환적인 연주와 분위기에 빠져들어 달빛 아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를 상상하며 곡에 빠져들었다. 이후 성음 카세트를 모으며 음악을 듣는 재미를 느끼며 지내왔다. 월광은 나의 첫 클래식이자 잊지못할 감동이다
클래식에 대한 접근의 출발은 클래식에 대해 일도 모르는 아이에게 가령 월광같은 음악을 들려주고 "뭐가 보이니?" "뭐가 느껴지니?" 라고 질문했을 때 그 아이가 어떤 선입견이나 이론, 지식, 세상에서 주워들은 말로가 아닌 자신의 언어로 솔직하게 느껴진 바를 얘기하고 풍경이나 초상, 감정 따위를 순수하게 말하고 그 음악과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교감하고 소통하고 나누었는지 말할 수 있으면 그게 클래식을 대하는 바른 출발이자 자세인 것 같다.
제가 46세인데 취미로 피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 월광3악장을 배우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물론 월광3악장은 베토벤님이 직접 악보에 '미친듯이 빠르게'라고 직접 끼적였을 정도로 미친듯한 속도감으로 쳐야하지만..전 그 속도감에서 딱 마이너스 3배 정도에 맞춰 완곡하는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아들뻘인 윤찬님 연주로 정말 대리만족 합니다..나도 요렇게 치고 싶은데..생업과 육아에 바쁘다는 핑계로 늦게 배운 피아노..이젠 손도 굳고 악보 읽는 머리도 굳고..이번생은 원곡대로 연주하긴 그른것 같아요. 그래도 거북이 버전으로라도 이곡을 꼭! 완곡하고 싶네요. 윤찬님~~정말 대리만족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