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깎기, 목욕 등 고양이들이 싫어할만한 행동들을 성공하려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매우 단호하게, 고양이 입장에서 무력감을 느끼도록 완벽하게 제압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오로지 사람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양이들이 싫어하는 행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꼭 해야겠다면 고양이들에게 그 행동들을 강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뒷목 잡고 꼼짝도 못 하게 만든 뒤 한 손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 네 발 모두 공중에 있도록 뒤집은 다음 자세를 고쳐잡지 못하도록, 고쳐잡으려 할 때마다 지체없이 원위치 시키면서 눈동자 똑바로 쳐다보기(적대 행위) 고양이도 서열 관계가 중요한 동물입니다. 매우 예민하고 작은 상처 하나가 곧 목숨과 직결되는, 매 순간이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은 중간 포식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서열 관계를 확실하게 하면서 동시에 대체할 수 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희 집 고양이 중 하나는 이제 막 1년 반 된 수컷이고 아직 혈기왕성한 시기입니다. 저를 두려워하기도 해요. 발톱 깎을 때 싫다는 의사는 항상 표하지만 반항은 하지 못합니다. 제가 완전히 상위 서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관심과 사랑을 갈구합니다. 캣휠 굴릴 땐 잠시 굴리다가 저에게 눈치를 줍니다. 칭찬해달라고. 칭찬해주면 골골송을 부르며 천천히 걸으며 굴립니다. 누군간 왜 고양이를 강압적으로 대하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자연의 섭리입니다. 고양이의 입장과 고양이의 언어,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둘째 고양이가 저에게 다가올 때마다 꼬리를 바짝 세우고 베베 꼬면서 파르르 떨지도, 제가 잠자리에 들 때마다 와서 애교를 부리며 같이 잠을 청하지도, 제가 퇴근해서 집에 귀가할 때마다 자다가도 일어나서 배웅하다 스크래쳐를 긁으러 가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저씨는 고양이들에게 단호하게 대하지 못하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집사 패턴이십니다. 서열 관계를 확실히 하는, 어떻게 보면 고양이의 마음에 두려움을 심는 행동이 싫다면, 목욕과 발톱깎기 등 고양이들이 싫어할만한 행동 일체를 금지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버려둬야 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인간의 언어로 대화할 수 없는 이상 이성적으로 설득할 방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