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여운 밝은 곳이라 어둠이 가까이 하지 못하기에 희멀건 눈동자는 잠들지 못해 이리저리 뒤척였습니다 허물을 벗지 못해 어두운 가로등 밑에서 능사뱀 꼬물거리는 비늘 같이 가엾은 새가 비 맞아 떨고 있었습니다 막차로 떠나지 못해 머물던 곳이 숨쉬던 에덴 숲이었던 것을 미쳐 몰라 그 아이의 미련을 붙잡지 못하고 그대로 승차하는 것을 지켜 보아야만 했습니다. 달덩이 품듯이 끌어안는 것이 태초의 그림자 위에 동산의 꿈을 비추고 새들이 깃털둥지 튼 포근한 미소가 지난 가시 박힌 눈동지였습니다 아기새의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꿈결처럼 흐르는 영롱한 눈빛으로 이 밤을 삼키기에 목로주점 곁으로 가까이 가는 그림자를 붙잡지 못하였습니다 광야로 질주하는 백마의 말채찍으로 인해 거친 신음들이 비손 강 언덕을 넘어 엉겅퀴로 엮은 풀 가시 밑으로 지친 영혼이 지나갔습니다 별들이 모여 쓴 잔들마저 마시어 역하게 토하여 이리저리 구르고 있었습니다 죽음을 거친 나목에 매달린 가지들의 숨결이 봄의 씨앗으로 내리듯 저만큼 날리는 언덕바지 위에 걸터 앉았습니다 또다시 찾아온 수증기 오르듯 아지랑이 고개 너머 바람도 한몫 잉태한 눈동자가 흔들거리고 있었습니다 * 비손 강 : <성경 창세기> 에덴동산에 흐르는 4대강 종류에 하나. * 월간문학 2022. 2월호게재
저의 시를 노벨문햑상에 대상(후보)에 올렸습니다. 변산아씨 바람꽃 여운 눈이 덮힌 돌맹이 틈 사이로 빼긋이 내민 것이 앙증맞게 고와라 순백의 천사 날개 저어 하얀 미소를 폴폴 풍기며 바람에 한들거린다 끼니 밥은 눈송이 먹고 자라 부채잎 춤추듯 화려함도 숨긴 채 방실 웃음 꽃잎 속에 수줍음을 간직하니 별들까지 수를 놓아 노래하네 골짜기 등선 갈잎바위 품안에 있어 질투하던 새초름한 초승달도 맵시 사랑 몸빼 바지로 감싸주듯 비추어 준다 추운 그늘에서 웅크린 눈 모자 쓴 바람꽃이여 외로워 하지마라 변산아씨야 지나가는 휘리바람 동무가 머물어 주지 않니 눈물 지어 저만치 기다리는 봄은 노루귀 달린 얼음숲 들로 동그랗게 아지랑이 가물거리며 손짓하네 ※ "마지막 여행" 소설 내용과 관련된 시. 《여운, "천마도" 첫시집 1편. 월간문학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