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찐따와 인싸는 본질적인 것이 아닌 상황에 의해 그 때 그 때 판단되어지는 것이고 무수한 상황들 속에서 어디서, 어느 때에 따라 우린 언제나 찐따이고 또 인싸일 수 있다. 우리가 어느 상황에서 교양인이 되는 가의 문제네... 씹덕 마갤에서 제일가는 올드비 씹덕인 사람은 그 씹덕갤이란 상황에선 최고인싸인 셈이고 밖에서 모여서 술먹고 노는 그런 상황에서는 적절히 대응 못하는 아싸... 에서 아예 적응 자체를 포기하고 물을 흐리며 갈등을 맺는 찐따일 수 있음. 이런 상황들 속에서 어떤 하나의 사건 가지고 이 사람을 찐따라 단정하고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상황을 비판하고 그에 상응하여 사람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할 순 있어도 사람 하나 콕 집어서 찐따라 단정하고 정당한 제제의 폭력을 드러내는 것은 어딘가에선 교양인일 수도 있는 한 명의 사람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일이다. 사실 인식 자체는 이미 생겨나는 거라 뭐라 하기 그렇고 어떻게 대응 하느냐가 관건인 문제 같네. 김건은 이 부분을 어느정도 다 배려하고 넘어가려 하는 그런 느낌이지만 그래도 결국 우리는 잘못된 것을 판단하고 옳은 걸 실행하려는 이성이 있은까.... 잘못된 건 바로잡는 것이 올바른 일이나 이성적으로 상황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따지기 보단 상대의 모든 걸 악의로 간주하고 몰아세우는 게 더 본능적이니.
안녕하세요 성현군입니다! 패션 관련 컨텐츠 겸 고봉밥 좀 드리자면, 유진님이 설명하신대로, 패션 ‘하우스’, 즉, 옷과 잡화들이 만들어지는 곳은 여러 전문가, 장인들이 존재하고, 이 분들은 그 하우스의 방식과 관습, 아카이브를 토대로 작업을 하며, 실제로 이 분들은 한 하우스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하십니다. 실제로 테일러드 자켓 같은 경우에 어깨 패드부터 심지어는 다리미(그냥 가정용, 공업용이 아니라 일종의 몰드 같은 프레스라고 생각하시면 편함)까지 각 브랜드들마다 차이가 있고 그것을 브랜드의 헤리티지라 생각하는 만큼 이것은 쉬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말 그대로 감독입니다. 실제로 일종의 패션 이적시장에서 누가 어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더라는 늘 패기견들의 주 떡밥임)가 변해도 ‘하우스’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에디 슬리먼의 디올 옴므, 크리스 반 아쉐의 디올, 현재의 킴 존스의 디올 맨즈까지 각각 다른 디렉터에 의해 옷이 만들어지는 만큼 그러한 개성과 변화는 있지만, 옷들을 쭉 보면 “그래도 디올 같다”라는 직관이 드는 것은 단순히 이 디렉터들의 기존의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더한 것도 있지만, 하우스가 가지는 고유한 색채들이 묻어나올 수밖에 없고, 데님이나 스웻류는 사실 거의 100% 카피를 뜰 수 있는 반면에 드레스나 테일러류로 가면 하우스의 유산과 노하우 등으로 인해 100% 카피는 불가능해집니다. 그만큼 디올 8만원 사태가 배신감을 줄 수밖에 없는 건, 이런 하우스 시스템이 자본에 의해 휘둘렸기 때문이죠. 그래서 첨언을 하자면, 현재의 명품 소비는 이러한 과시 소비와 자기 표현만큼이나 하우스의 현대화의 부작용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비스포크 테일러와 오트 쿠튀르에 맞추어졌던 하우스들이 기성복 브랜드로 탈바꿈함에 따라, 이전에는 몇 천만원에 몇 벌 팔면 되던 옷들을 몇 백만원에 몇 십벌, 아니 브랜드가 커지는 만큼 몇 백벌을 팔아야 하는데, 사실 웬만한 명품 옷들은 한 옷이 백 벌 팔리면 축하 파티 연다고 합니다.(프라다에 계셨던 교수님께 들은 내용입니다.) 그만큼 현재 패션 브랜드들이 ‘컬렉션’을 팔아 버는 돈보다, 가방이나, 향수, 티셔츠, 혹은 스니커즈와 잡화 등을 통해서 얻는 수익이 훨씬 크고 저는 이러한 잡화들을 일종의 브랜드 굿즈로 여기는데, 실제로 패기견들의 영원한 고트 중 하나인 마틴 마르지엘라의 메종도 비평가나 매니아들 사이에서의 인기와는 별개로 옷만 팔아서 망할 뻔했다가 향수 팔아서 회복한 걸, 현재 존 갈리아노가 4 스티치나, 타비, 독일군 같은 일종의 ‘상품’을 통해서 안정화를 하였고, 비슷하게 알렉산더 맥퀸 역시, 오버솔 스니커즈로 정상궤도에 들어섰습니다. 실제로 2단계 패기견들은 명품 티셔츠나 스니커즈 보면서 ‘저딴 건 명품이 아니야!’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합니다…. 아무튼 정리하자면, 1. 패션 브랜드는 디자이너와 디렉터만큼이나 ‘하우스’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디올의 행위는 구매자에 대한 중대한 배신이 맞다. 2. 그러나 이러한 하우스를 돌리기 위해선 ‘시즌’이나 ‘컬렉션’보다는 티셔츠, 가방, 스니커즈, 향수 등의 잡화가 효율적인 걸 넘어 필수적이다. 이 정도로 정리할 수가 있겠고, 만약 오늘 유진 님이 얘기한 슈프림이나 채팅창에서 나온 랄프 로렌에 로고 박고 10배 가격에 판 이야기, <- 칸예라고 하셨는데 실제로는 버질 아블로입니다! 이런 얘기들에 대해 다음 초대석에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티셔츠나 후디 같은 일종의 스웻류를 굿즈화 한 건, 현상적으로는 슈프림이 먼저지만, 이를 명품 브랜드에서 구현한 건 10년대 중후반, 버질 아블로와 뎀나 바잘리아를 주축으로, 기존의 굿즈라고 할 만한 가방이나, 스니커즈들이 사실 일반인 입장에서는 구매하기 어려운 가격대인 만큼, 티셔츠를 50에 파는 건 이러한 하우스들의 ‘굿즈’ 가격의 진입 장벽을 낮춘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티셔츠 한 장에 50이나 해?가 아니라 발렌시아가가 50밖에 안 하네? 완전 럭키비키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기도 했고요.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패션 산업의 현대사부터 베블런 효과나 패션 문화의 특성 등을 자잘하게 이해해야 하는 만큼, 저도 잘 몰라서 명품 소비를 이해 못하는 건 이해합니다.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요…. 그래도 우리 에덴조약처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이해하려 노력합시다!(사실 저 블아 스토리 하차해서 에덴조약 내용 몰랐는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장 폴 사르트르의 “타인은 지옥이다.” 온갖 부조리함이 있지만 이에 반항해야 한다. =알베르 카뮈의 부조리론인가 보네요…. 역시 현대철학은 실존주의 해야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종의 그들만의 리그이고 자기 만족이라고 보면됨. 최근엔 과거의 옷들을 재조명하는 아카이브 패션이 다시 살아나는 중인데, 원래의 취지는 과거의 작품들을 다시 재발굴하고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지만 이것이 컬렉터들 사이에서 일종의 과시 수단이 되어 버렸음. 그래서 컬렉터들끼리는 몇백 몇천에 사고 팔지만 일반적인 대중들은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브랜드가 많은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