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 흥미롭기는 한데 그래도 재미없는건 재미없는 거지요. 다시보면 감흥이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나타샤가 너무 약하게 나왔다는 거에요. 아무리 윈터솔져 하이드라 사태와 시빌워 어벤져스 내분 사태 때문에 멘탈이 흔들렸어도 데스크마스터면 모를까 엘레나 하고도 동수를 이룬 점부터 에러였다고 봅니다. 데스크마스터도 처임에는 나타샤가 바르다가 복사능력으로 압도당하는 연출이면 좋았을텐데... 처음부터 나타샤가 너무 밀리니 영 맘에 안 들더라구요.
영화 자체는 재밌었지만, 블랙위도우의 처음이자 마지막 솔로영화+나타샤의 과거떡밥 회수라는 중요성은 망각하고 디즈니플러스 홍보(당시 한국은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 하지 않음)에 집중해버려서 많이 아쉬웠음ㅠㅠ물론 스칼렛 요한슨의 출연비가 최고가였던걸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각본전략이긴 하지만, 레드룸의 묘사를 오프닝 시퀀스로 몰아넣기 한건 너무 얼렁뚱땅 아니였나 싶음
이 영화는 볼수록 화만 나더라. 어벤져스의 홍일점인 나타샤의 처음이자 마지막 솔로영화인데 정작 그녀만의 이야기는 단 하나도 안하고, 본 작품의 개성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여러 첩보영화들의 장면들 오마주만 주구장창하고, 페미, 여성들의 해방과 자유같은 이전 원더 우먼 1편에서 했던 히로인 영화의 클리셰는 그대로 갔다쓰고, 그 때문에 테스트 마스터를 복사 붙여넣기 초인이 아닌 그저 프로그램된 개조 인간으로 역변시키질 않나....여러모로 패착인 영화였음. 그나마 플로랜스 퓨의 옐레나는 진짜 매력적이어서 다행이더라 ㅠㅠ 암튼, 1년 3개월동안 했던 기대를 모조리 날려버렸던 엿같은 영화였음. 블위도 아이언맨 캡틴처럼 솔로 영화를 최소 삼부작으로 만들어야 했다. 어째 원더 우먼 1편 이후의 여성 히어로물들은 다 얘기가 똑같냐? 좀 다른 얘기를 해라....
4:34 진짜 블랙위도우가 뒤에서 노력 안 했으면 어벤저스 서사 완성 자체가 안 됐을 거라는 거 영화에서 보여줘놓고 엔드게임에서는 그렇게 허무하게 소비해버리는 건 뭐 병주고 약주고도 아니고... 그래도 이 때에 비해 화장 안 시키고 신체 강조하는 복장 안 입히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거 그것만으로... 나는 만족해...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