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영정사진이라고 안하고 연세 있으신 분들도 사진 찍고 오히려 오래 사신다고 장수사진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랑 오빠 키워주신 외할머니 장수사진 찍으실 때 모자란 솜씨지만 메이크업 카메라로 스트로보 터지는 연습 해드려서 기대한 것보다 잘 나왔던 경험 있었어요. 영정이라고 하니 어감이 그럴지 모르지만 주위사람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모습이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가장 준비된 모습으로 아름답게 기억되길 바라는 게 이상한가 싶어요.
영정사진을 목적으로 찍은거니까 영정사진이라고 부르는 게 맞죠. 저도 일년에 한 번씩 영정사진 찍으러 가는데... 딱히 지병이 없어도 한 번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서 죽음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죽음 앞에서는 사소해지는 것들에 왜 그토록 집착했었나...뭐 이런 생각을 좀 해보면서 마인드셋 하려고 찍는데 꽤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