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공연 도중 갑자기 악기가 부서지면 정말 아찔하겠죠. KBS교향악단 연주회에서 실제 이런 일이 있었는데 당시 연주자의 놀라운 대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러시아의 비극적 사건을 그린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2악장.
빠르게 휘몰아치며 절정으로 달려가던 이때, 갑자기 팀파니 한 대가 찢어집니다.
[이원석/KBS 교향악단 수석 팀파니스트 : "침과 동시에 좍 갈라지는 거를 제 두 눈으로 목격을 했는데 그때의 심정은 이루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건조한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소가죽이 찢어진 겁니다.
악장 사이 쉬지 않는 곡 특성상, 어떻게든 연주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
[이원석/KBS 교향악단 수석 팀파니스트 : "우선 저한테는 옵션이 없었고. '할 수 있다'의 문제가 아니라 '해내야 한다' 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선율이 바뀌는 틈을 타 찢어진 팀파니를 뒤로 옮기고 곡 중간에 음정을 조율하면서 남은 석 대로 말끔하게 연주를 마칩니다.
연주자의 순발력이 빛난 순간이었는데,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서 270만 회 넘게 재생되며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원석/KBS 교향악단 수석 팀파니스트 : "전화위복이라고 볼 수 있었던 상황인 것도 맞을 것 같습니다. 훨씬 더 좋은 소리가 직접적으로 나는? 끝마무리가 훨씬 특별하게 바뀌었다고 볼 수 있겠어요."]
20년 연주경력에서 처음 겪는 일이었지만, 침착하게 고비를 넘긴 이원석 수석 팀파니스트.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KBS 교향악단의 무대에 갈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 최하운/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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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апр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