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역후 처음 제 마음에 콱 꼽힌 밀리터리는 지금은 날 길이가 7센티 정도로 줄었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이 갈고 닦아 쓰다 보니 날폭이 줄기도 했지만 평생 써도 다 못쓸 만큼 날붙이를 사 모으다 보니 폴딩나이프의 한계 랄까 쓰임새를 정확히 이해하게 되어서 밀리터리의 칼등을 많이 갈아내서 셀프 커스텀을 하고 여지껏 몸의 일부 처럼 쓰고 있죠. 밀리터리 모델의 한계는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용도에 맞게 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대량의 나이프가 있다면 이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디자인의 밀리터리 시리즈도 별 의미가 없어요. 제식장비 말고는 호주머니에 오직 이것 하나뿐일때 밀리터리 시리즈는 빛을 발하게 됩니다. 폴더라는 태생적 한계 덕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흙먼지나 진흙등의 환경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신속한 열고 닫음이 불가능 할 뿐더러 라이너 락이 폴더 치곤 튼튼하다곤 하나 산에서 쓸때 바토닝을 견딜 정도로 견고한 것도 아니고 날 길이가 넉넉하다지만 쵸핑이 용이할 정도로 대형의 날붙이도 아니죠. 그러나 전투복 호주머니에 들어있다면 세상 든든할 물건. 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밀리터리의 한계를 느꼈다곤 하지만 호주머니에서 내어 놓을 생각은 전혀 없어서 만에 하나 완전 파손 되었을때를 대비해 스페어로 파밀2를 세자루 들였더니 양아치 같은 개만도 못한 친구놈이 탐내더니 하나 망가뜨리고 파밀2 두자루는 케이스에 넣어 자물쇠를 걸었는데 처음부터 쓰기 시작한 날길이가 7센티로 줄고 스케일도 자르고 갈아 줄여버린 밀리터리가 아직도 내 호주머니에 있내요. 락도 살짝 헐거워지고 G10 스케일 굽이굽이마다 흙먼지와 손때로 부옇게 얼룩 졌는데....... 여튼 밀리터리도 파라밀리터리2도 폴딩나이프 중에선 대단히 강한 아이들 임에 틀림없습니다. 밀리터리가 처음 나올 무렵만 해도 폴딩나이프 주제에 칼등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기준으로 날 두께 4밀리라는건 예나 지금이나 말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두께였죠. 폴딩나이프의 날두께가 두꺼워지면 가격은 승으로 상승합니다. 이 매력적인 나이프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하고 늘 건강하시고 안전하시길 바랍니다.
멋진 스토리 아주 잘 읽었습니다! 역사가 깊은모델이다보니 정말 오래된 사용기도 들을 수 있어 기쁘네요!ㅎㅎ 오랜 세월이 묻어난 멋진 밀리터리 모습이 참 궁금해집니다👍 그나저나 친구분때문에 속 많이 상하셨겠습니다ㅠㅜ 멋진 사용기 들려주셔서 감사드리고 늘 안전작업 하십쇼!!🙏👍
@@rattac 파밀2를 제대로 뽀게고 내밀면서 씩 웃으면서 어쩌냐..고 하는 그놈의 면상을 아스팔트에 갈아버리지 않은걸 거의 10년 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만 그놈은 아직도 서울에서 꽤 하는 전기쟁이인 척 사기치고 다니고 있죠. 당시엔 서로 안지 얼마안되고 드물게 만난 갑장 친구라 차마 손대지 않았는데 제가 쓰다가 날이 그리 망가졌다면 자르고 갈아서 계속 쓰고 있었겠지만 딸을 강간당한 느낌을 실감하면서 어찌나 열받던지 먼 산으로 집어던지고 말았죠. 아마도 우연히 만나면 모가지..는 안되겠고 무릎이나 팔꿈치를 비틀어 버릴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