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5공의 실력자로 불렸던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 장세동 씨가 국가에 내야할 수억 원을 내지않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재산이 한 푼도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는 부인 명의의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 취재팀이 확인했습니다.
한 때 수십억 원에 달하던 그의 재산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기자가 간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택시에서 내리는 한 남성.
카메라를 향해 격한 반응을 보입니다.
녹취 "가, 하지마...저 사람 왜 저래, 이럴거야 꼭? "
녹취 "(돈이 한 푼도 없다는?) 그런 거를 지금 나를 수사하는 것도 아니잖아...있는 것이 없으니까 못 내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
지난 10여 년간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았던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987년 1월.
한 남성이 안기부 요원들과 함께 김포 공항을 통해 귀국합니다.
이어진 기자회견 자리.
이 남성은 자신의 부인이 북한 간첩이었고, 자신은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될 뻔 했었다는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인터뷰 윤태식 : "일본에서 북괴 놈들의 마수에 걸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윤태식 씨는 홍콩에서 부인 수지 김씨를 살해한 뒤, 북한 간첩 이야기를 꾸며냈습니다.
당시 안기부는 윤 씨의 말이 의심스럽다는 현지 요원들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귀국 기자회견을 강행합니다.
심지어 윤 씨가 귀국 다음날 조사 과정에서 부인을 죽였다고 자백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덮어버립니다.
살인자는 반공투사로 둔갑하고, 피해자는 간첩으로 내몰린 사건.
이른바 '수지 김' 사건입니다.
인터뷰 전해철(민주당 의원/수지 김 사건 당시 변호인) : "처음에는 믿지 않고 과연 이럴 수가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 사실이 다 밝혀지고 나서는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국가기관의 불법이 심한 것을 보고...현실이 때로는 영화나 소설보다 더 픽션에 가까운 것이 발생한다고..."
그 뒤 14년이 흘러서야 진실은 밝혀졌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01.12.19 ) : "15년 전 수지 김 사건의 은폐 왜곡은 당시 안기부장이었던 장세동 씨가 주도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인터뷰 장세동(전 안기부장) : "부장직을 떠남으로 인해서 공정한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윤 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지금까지도 복역 중입니다.
그러나 장세동 씨는 간첩 만들기를 주도했으면서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국가는 유가족에게 지급된 45억 원의 배상금 가운데 일부를 장씨가 내라며 민사 책임을 물었지만, 장 씨는 이마저도 6억 원 정도를 아직까지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낼 돈이 없다는 겁니다.
장 씨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과거 판결문부터 관련 공식 기록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씨의 마지막 주소지는 현재 다른 고급 빌라로 재건축 돼 있는 상탭니다.
인터뷰 인근 부동산 : "(장세동 씨) 살았어요. 뵈었어요. 운동하려고 이렇게 보이고 그랬어요"
장 씨가 서초동 인근으로 이사갔다는 소문만 남아 있는 상황.
인터뷰 인근 부동산 : "그 사람은 거기 살다가 여기로 왔다고, 00인가. 00인가로 와 있었어. 그런데 지금 간지가 오래 됐는데..."
인터뷰 "(KBS 기자인데요. 장세동 씨 여기 사신다고 해서..) 여기? 여기 안사시는데...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
몇 차례의 헛걸음 끝에 취재진은 그 실마리를 잡았습니다.
인터뷰 "장 선생님이 여기에서 사셨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 그 분이 사셨다는 것만 알아요. 이사를 가셨어요. 저기.
31 окт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