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좋은 쪽으로는 "새롭다" 지만, 보통은 "이해할 수 없다" 라며 비판한다. 전위예술의 본질이 그러하다. 형식을 충분히 파괴하였기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예술의 본래 목적 - 곧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수행한다. 하지만 전위 예술의 역설이라 불리는 것이 있는데, 전위 예술은 감상자가 그것에 익숙해지는 순간 전위 예술이라 부를 수 없다. 낮설고, 새로워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원한 전위 예술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로스트 도터》는 이러한 예술적 논의에,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게임의 형식을 빌려와, 가장 기본적인 것만 남기고 모든 요소를 철저히 분해한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전위 예술에 걸맞는다고 할 만 하다. 서사와 게임플레이, 비주얼 모든 것은 전적으로 게임 내적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무거운 주제를 전달하지만, 실제 감상자의 시선에서는 모든 것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인 것이다. 이러한 '이해할 수 없음'이 자아내는, 형식의 파괴로 인한 아방가르드적 웃음은 이 게임이 똥겜이라는 것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주는 동시에 그런 똥겜스러움에 당당함으로써, 《로스트 도터》는 이 모든 것을 예술로써 승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