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진 산에 둘러싸인, 충주의 한 전원주택 단지. 형형색색의 다양한 디자인의 집들 중에서도 유독 튀는 한 집이 있다. 바로 홍현봉, 조우상 부부가 사는 집이다. 남들은 길가를 향해 창을 내고, 마당도 조성하였는데 이들 부부의 집은 미스터리하게도, 겉보기엔 창이 없는 내성적이고, 폐쇄적인 집이다. 무엇보다 문이 달린 정식 출입구가 없다. 그 대신 건물 사이로 생긴 골목길로 들어서면, 비로소 현봉 씨의 마당을 마주할 수 있다. 감탄부터 나오는, 마당의 풍경! 길가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냇가가 보이고, 집 건너에 있는 조그마한 숲이 한국이 아닌, 스위스의 한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독특한 건, 집 외관. 30년 동안 남의 집을 짓는 일을 했던 현봉 씨가 난생 처음으로 가족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단다. 내 생애 처음으로 가진 전원주택이니, 욕심이 많았을 터. 그래서 집에 많은 실험을 시도 한 그의 집은, 여러 채의 건물로 조성되어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본채. 입이 닳고, 마르도록 콘크리트에 대한 애찬을 하는 현봉 씨의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이 된 곳이다. 그래서인지, 콘크리트 마감재를 썼다고 한들, 각각 다른 디자인의 콘크리트를 사용해 느낌이 참 색다르다. 강인하고, 웅장한 느낌이 드는 콘크리트 집! 그리고, 그저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만 감도는 마감재라는 건 큰 착각. 현봉 씨의 다양한 시도가 콘크리트에 대한 편견도 상쇄시켜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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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сен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