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미아 역의 '마가렛 퀄리' 때문에 보기 시작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생각보다 만듬새가 좋더군요. 국내 평점은 물론, 제가 신뢰하는 IMDB에서도 4.5를 기록하고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사실 영화를 리뷰하기 전에 평점을 꼭 확인합니다. 그리고 IMDB기준 6.0미만은 시작도 하지 않죠. 그 이하부터는 특별히 관심 있는 장르물이 아니고서는 영화를 보는 내내 괴로움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서두에 밝힌 '마가렛 퀄리' 때문에 봤다는 말은 철저한 사실입니다. 이런 리메이크 영화는 그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항상 박한 평을 받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영화의 기본 요소는 물론, 원작을 얼마나 충실히 따랐느냐도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죠. 아니, 어찌 보면 그것이 절대적 기준인 것처럼도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만듬새에 비해 너무도 박한 4.5를 기록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원작 만화인 '데스노트'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네요. 참 많은 시간이 흘렀죠? 중간에 일본에서 실사화한 것도 봤었는데, 그때는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오글거려서 도저히 못 보겠더군요. 일본 실사 영화는 원작에 덜 충실해도 되지 않을까........ 어쨌든, 딱 이 정도 배경에서 저는 '데스노트 2017'을 보게 됐고 시대에 맞춰 그래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류크가 사과를 먹는 부분은 과하지 않게 드러내면서 원작을 담아냈고, L 특유의 자세와 식성은 역시나 오글거리긴 했지만 뭐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과잉에 과잉을 더한 케릭터라 어쩔 수 없었겠죠. 그리고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바로 미아입니다. 원작에서의 미아 즉, 미사는 현 시대에 어울리는 케릭터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종속적임과 동시에 성적으로 소비되는 케릭터기 때문에 리메이크의 과정에서 변화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게 미사죠. 그런 점에서 마가렛 퀄리가 분한 미아는 원작의 미사를 시대에 맞춰 훌륭히 다듬어낸 케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나쁘지 않은 킬링 타임 영화지만, 당신이 원작 데스노트의 열렬한 팬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 '데스노트 2017'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