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눈이 내리던 날이였다. 문자가 왔다는 카톡 소리를 듣고 카톡을 열었다 남자친구가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를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도중 전화벨이 울렸다. 머리가 하얘졌다 걸어 갔는지, 택시를 타고 간지 기억이 안난다 울었는지 무표정으로 갔는지 기억이 안난다 병원에 도착한 나는 하얀 눈을 덮은듯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겨울에 장미꽃이 핀듯 그 하얀 눈에 빨간색이 물들어 있었다. 나는 그렇게 그를 보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여름이 되고, 휴대폰을 열어보니 홈 화면은 밝게 웃고 있는 남자친구였다. 전화를 들어가보니 2013년도에 보낸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음성메시지가 흘러 나왔다.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사랑했으면서 날 그렇게 떠나간 이유를. 그렇게 아꼈으면서 왜 주머니에 있던 웨딩링은 나에게 주지 못했던것인가. 눈 앞에 뿌옇게 흐려졌다 여름인데 새하얀 눈이 내리는듯 했다 다음에 만나자며 또 보자며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미워졌다. 나는 조용히 이어폰을 내려놔 푸른 하늘을 보며 그를 생각한다
뭔가 2013년이래서 어떤 분이 전남친 느낌같다고 했는데 전 뭔가 그당시에는 기계적 오류나 실수로 못받았던 옛날 메세지를 한꺼번에 받으면서 감동먹는 느낌인데... 아니면 옛추억 떠올리면서 간직했던 음성메세지들을 오랜만에 꺼내는느낌..? ++제 친구는 신용우님 모르고 그냥 듣는데ㅠㅜㅠ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친이 그리워서 그때 메세지 듣는 졸라 슬픈 여친같대요ㅠㅜㅠ
아니 이사람들 댓글에서 소설 개 잘쓰네 1. 잊고 있다 우연히 발견한, 헤어진 전남친의 음성 1-1. 유학 등으로 헤어짐. 1-1-1. 장거리 연애하다 점점 서로 마음이 멀어짐. 1-1-2. 군대 간 남친 기다리다가 지쳐서 헤어짐. 1-1-3. 남친이 군대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헤어졌는데 제대 후에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추억만 남음. 1-2. 오랜 연애를 하다가 권태기로 매번 싸우다 결국 헤어짐. 1-2-1. 일이 바빠서 서로를 덜 챙기다보니 속상한 마음만 쌓임. 1-2-2. 스트레스를 연인에게 풀어서. 1-2-3. 서로 오해 쌓여서 그게 어느날 폭발해서 싸우다 헤어짐. 2. 폰 바꾸려고 휴대폰 파일 살펴보는데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전남친 음성을 발견 2-1. 들은 적 없는 음성 2-2. 들은 적 있는 음성 2-3. 처음엔 엉엉 울다가 나중엔 홍장미가 엄마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 듣는 것처럼 행복해하며 듣는 중 뇌절 죄송ㅋㅋ 저도 여러가지 상황에 맞게 듣고 있어서 정리해봤어요
' 부재중 메세지가 한 건 있습니다. 청취하시려면 1번을... ' 고민도 없이 1번을 꾹 눌렀다. 낡은 폴더폰의 안내 음성도, 말이 채 다 끝나기도 전에 1번을 누르는 나도. 이제는, 전부 익숙해지고 말았다. 삑. 효과음이 짧게 들리고 바로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를 듣는다. " 잘지내? 보고싶어. " 이런 이기적인 메세지를 듣는 건 좋아하지 않는데. 반사적으로 눈가에 눈물이 쉽사리 고였다. 이제 초여름인데, 벌써 장마가 오기라도 하는 가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 말을 듣지도 않고, " 빨리 보고 싶다. " 라고 하는 네 목소리에 결국 소리내서 울고 말았다. ' ••• 2013년 10월 25일에 등록된 메세지입니다. 다시 들으시려면 1번, 전 단계로 돌아가시려면 우물정자를 눌러주세요. ' 눈물을 소매로 훔치며 더듬더듬 1번을 찾아 꾹 눌렀다. 장난스런 목소리로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네 모습을 생각하자니, 네가 너무 그리워지고 말았다. 잠깐만 들을 생각이었는데. 이젠 이 곳에서만 숨을 쉬는 너를 잠깐만, 아주 잠깐만 보고싶은 것 뿐이었는데. 너무 그리워서 미칠 것 같아. 휴대폰을 부여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네가 너무 그리워서, 보고싶어서, 이젠 잊지도 못할 것 같아서. 결국 오늘도 남아있는 음성메세지를 다 듣지도 못하고 폴더폰을 덮었다.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에 가득 찬 별들이 반짝였다. 너와 저주 봤던 그 하늘처럼. 너무나 눈부시고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