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간절히 기다리지만 2월에 갇힌 청춘을 위한 노래 - 이틀이 모자라 3월로 넘어가지 못하네 뭔가 하찮고 남보기에, 아니 스스로 떳떳하지도 못한 상태의 나 적잖이 분한 마음이 들던 날, 해질녘 거리로 나왔는데, 2월의 싸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다, 잠시 뭘 태우는 냄새를 맡곤 봄이 오나 싶었지만 아직이구나... 여전히 2월 2월은 28일, 며칠 없는 주말의 수 간절한 새계절, 새로운 내가 되기 까진 이틀정도가 모자란데, 급한 사람들은 언제 봄이 오냐고 자꾸 보채기만하네 하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아닌상태 올 겨울은 유난히 길어 2월에 멈춘것만 같은데 떳떳하지 못한 내가 차라리 화를 내고, 악당처럼 모질게 굴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그조차도 하지 못하고, 흐물흐물 시들어가는 나 잠시 꿈 속에서 봄을 맞나 싶더니, 금세 시간이 지나 오월이 됐나.. 벌써 꽃은 져버리고 초여름 벌레에 놀라, 다시 서늘한 가을을 그리워하는 꿈 예전엔 무작정 희망을 품어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억지조차도 품지 못하네 기억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일로 가득한 과거 해야할 일은 많은데.. 사랑하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희망이 닳아 없어질 거 같아
과제하다 말고 주접 좀 떨고 가겠읍니다... 6년 째 쏜애플 노래 주구장창 듣고 있는데 어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도 않고 더 듣고 싶은지 어느 새 등교할 때 지하철에서 쏜애플, 집에 갈 때도 쏜애플, 과제할 때도 쏜애플 라이브 영상을 듣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읍니다.... 쏜애플은 진짜 전설이다ㅜㅜㅜㅜ 세상 사람들 다 쏜애플 음악 듣게 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분명 이들도 알겠지. 구구절절 슬픔을 말하고, 그녀를 찾는 그리움을 울부짖는 노래가 돈이 되리란 것을. 하지만 나는 누군가는 이런 음악을 해주었으면 했다. 타인의 공감을 얻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음악. 나는 이들이 이러한 음악을 해주는 것이 너무도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앞으로도 쏜애플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한다. 스타일이 바뀌고, 음악의 색이 바뀌어도 꾸준히 자신들의 생각을 노래해주었으면 한다. 그들을 기다릴 편식적인 리스너들을 위해서 말이다.
바쁜 현생을 살다가도 늘 문득 이 21분 39초짜리 영상이 생각난다. 그렇게 딱 들어와서 2월부터 쭉 듣는 순간 또 몇 달동안 쏜애플 노래에 중독돼서 빠져나갈 수가 없음... 진짜 2월이랑 은하, 검은 별은 들을 때마다 너무 좋아.. 이 쏜애플만의 감성은 대체불가능해ㅜㅜ
2월 0:11 하찮음에 해가 떨어진다 내친 김에 쏟아져 나온 거리 "이건 아닌데" 적잖이 분해서 한참은 이른 옷을 여미었어 먼 곳에서 뭘 태우나 보다 아릿하게 스쳐오는 공기에 아직이구나, 흐물흐물해져 이제 며칠 없는 주말의 수를 헤아려본다 헤아려본다 새 사람을 만나기까지는 매번 이틀 정도가 모자란데 눈치도 없게 자꾸 보채기만 해 나는 아무것도 줄 게 없는데 유난히도 길고 길었던 계절의 끝에 악당조차 되지 못하고 내게 봄은 없겠지, 시들어만 가겠지 마음이 모두 닳아 없어질 것만 같아 어느덧 꽃은 지고 벌레를 보고 놀라 10월을 그리워하는 5월을 앓다 주르륵 녹아내리겠지 언제였던가 감춰진 세상의 비밀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던 날이 있었어 이제는 억지스러운 희망을 발명해 예 악당조차 되지 못하고 오오 목을 꺾어 뒤를 봐요 잊고 싶은 일들이 한가득 있어 몸을 돌려 앞을 봐요 하고 싶은 일들이 한가득 있어 기억은 잇따라 시간은 잇따라 언젠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마음이 모두 닳아 없어질 것만 같아 어느덧 꽃은 지고 벌레를 보고 놀라 10월을 그리워하는 5월을 앓다 주르륵 녹아내리겠지 기린 6:29 아무래도 이 세상이 이제 곧 끝나버릴 것 같아 아무래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구름 뒤에 숨어만 있던 녀석의 꼬리가 보였다 틀림없구나 완전한 원을 그리다 보면 잡을 수 있을까? 아직 어림도 없네 그렇게 까불어대다가는 신세를 망쳐버리고 말 거야 죽은 걸 찾으면 안 돼 차라리 빈손으로 돌아가 이제 한 걸음만 더 가면 잡을 수 있을 거야 너의 울음소리에다 아껴둔 말들을 씌울 거야 어느새 난 집에서 멀어지고 이지러져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네 어쩌면 너는 그냥 처음부터 없었나? 함부로 나오지 말 걸 그랬나? 잠이나 잘 걸 은하 10:06 아무리 걸어도 밤은 끝이 안 보이고 여전히 사람들은 달이 어렵기만 해 나는 이제 아무것도 빼앗고 싶지 않아 아 바라지 않으면 아무것도 잃지 않아 믿지 않으면 미움은 싹이 트지 않아 거리에 가득 차 있는 비겁한 가르침으로 날 걸어 잠그네 아주 먼 길을 돌아가다 누군가 울음을 참는 소릴 들을 때 잠시나마 혼자가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잠을 참고 기다리고 있어요 어디론가 데려가 줘요 나날이 저무는 나의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어요 그대가 흐르는 밤을 아주 긴 노래를 부르다 오래전에 잊은 마음을 찾아낼 때 함께 시간을 녹여줘요 잠시나마 커다란 밤이 줄어들 것만 같아 아 그대 나의 별이 되어 날 이끌어 줘요 아 그대 나의 별이 되어 날 이끌어 줘요 우리가 머무는 우주가 끝날 때까지 잠을 참고 기다리고 있어요 어디론가 데려가 줘요 나날이 저무는 나의 목소리여 그대에게 닿아라 슬픔이 세상을 삼키기 전에 나와 함께 떨어져 줘요 나날이 저무는 나의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어요 그대가 쏟아지는 밤을 검은별 16:15 누군가 불을 켠다 어두워진 저 위에서 나의 더러운 꿈을 엿보네 움직일 수가 없다 오랫동안 계속되는 침묵은 사막을 만드네 아, 이 몸은 영원히 잃어만 가는데 날 들여다보는 저 검은 별 아, 목소리를 갖지 못한 오래된 녀석에게 이름 몇 개를 빌려줬다가 아무것도 되돌려 받지 못하는 하루 모든 게 시작된 날부터 아이들을 차례대로 삼켜버린 아버지가 나를 찾고 계시네 아, 이 몸은 영원을 셀 수가 없는데 날 내려다보는 저 검은 별 그대는 내게 눈을 주었다 어디에나 있었다, 그래 나의 끝에서 꺼지지 않고 빛나는 검은 별 난 잠시 그대를 가득 흘려 넣고 아득해져 잠시 난 모든 것을 잊어 언제도 없고, 어디도 없는 지금, 여기 난 모든 것을 끌어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