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는
박인환 시인의 '이국 항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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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렛 이국의 항구
그날 봄비가 내릴 때
돈나 켐벨 잘 있거나
바람에 펄덕이는 너의 잿빛 머리
열병에 걸린 사람처럼
내 머리는 화끈거린다
몸부림쳐도 소용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서로 알면서도
젊음의 눈동자는 막지 못하는 것
처량한 기적
데크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이제 나는 육지와 작별을 한다
눈물과 신화의 바다 태평양
주검처럼 어두운 노도를 헤치며
남해호의 우렁찬 엔진은 울린다
사랑이여 불행한 날이여
이 넓은 바다에서
돈나 켐벨! 불러도 대답은 없다
경향신문 (1956.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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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окт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