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상은 생각보다 학문적으로 심오한 포인트가 있는듯..? '입상을 통해서 새로운 테마가 티어덱으로 반등할 가능성을 얻는다'는 이야기가 과학사회학에서 말하는 패러다임 이론이랑 결이 같습니다. 흔히 패러다임을 '생각의 틀'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과학사회학 측면에서 창안된 패러다임의 본래 의미는 '문제풀이의 기준선'에 가까워요. 특정한 분야에서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면, 일상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문제들을 규명하거나 해결하기 위해서 이론, 관점, 해결방안이 결합된 일련의 '문제 대처 방식'이 생깁니다. 그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그리고 그 집단과 접촉하는 사람들)은 해당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기존에 구축된 방식을 공유하게 되고, 그렇게 공유되는 거대한 체계에 패러다임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당연하지만, 패러다임은 여간해선 잘 변하지 않습니다. 무언가에 전문적인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들보다도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서, 늘 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거든요. 패러다임이 전환되려면 기존 패러다임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수면 위로 올라가며 기존의 패러다임이 쩔쩔매는 문제들을 보란듯이 풀어내야 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석적인 예시로는 나날이 오류가 축적되는 천동설을 대체하며, 천체현상들에 대한 더 명료한 설명을 제공한 지동설이 있겠죠 입상 테마의 변화와 신진 테마의 부상, 기존 테마의 몰락도 같은 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흥 테마가 잘 입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그 테마가 일상의 문제(기존 티어덱 대처 및 대회 승리)를 다루는 플랜이 일관되게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누군가는 신흥 테마의 구축을 고치며 기존의 전문가 집단조차 생각하지 못한 문제풀이 플랜을 계획해 둡니다. 그 플랜의 완성도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입상'이라는 문제해결 성공 사례가 생기죠. 입상은 더 많은 전문가들이 새 패러다임에 주목하게 만들고, 그들의 노력을 끌어들여서 패러다임의 완성도를 더욱 올리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그 후 기존의 입상덱(오래된 패러다임)이 신흥 테마보다 난해한 플랜과 낮은 승률을 보이는 시점에서, 패러다임이 극명히 전환되고 이전의 입상덱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학문적 내용을 일상의 사례로 풀어 쓰느라 표현이 길어졌습니다만... 짧게 지나간 카라미님의 말씀이 이 이론을 관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예상보다 심오한 것들이 유희왕으로 포장돼서 훅훅 들어오는 맛... 이맛에 카라미 유튜브 보는거 아니겠어ㅋㅋㅋ?
근데 이런 영상 보면 카라미님이 진짜 실력을 떠나서 유희왕이라는 카드게임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을 뿐더러 설령 카라미님만큼 이해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카라미님처럼 저렇게 알아듣기 좋고 쉽게 잘 풀어서 설명하긴 많이 어려운데 그걸 진짜 잘하신다고 새삼 느낌
덱타입을 예로들면 MTG쪽이 좀 더 많긴해요. 워낙 역사가 길어서, 색 조합에 따라서 다르고 루닉 덱 타임도 MTG 청색 덱 타입이기도 하고 두 게임 다 어느정도 할만치 한 거같은데 유희왕의 장점은 카드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고, 정보 교류가 한국 커뮤니티에서 활발하다는 점인듯
@@정동우-n2x 둘 다 장단점이 있긴하죠. 랜드만 잡히는건 멀리건과 덱 랜드 비율로 어느정도 케어 가능해요. 둘 다 해보는 입장에서는 카드 가격 비싸고 유저수가 적은 것 제외하면 룰분쟁 없고 어그로 미드레인지 컨트롤 가위바위보까지 유희왕보다 선후공 밸런스나 게임성에서는 월등히 우수하다고 봐요.
야구로 치면 보는 눈이 없는 사람은 한시즌 반짝도르, FA로이드 같은 선수들 전시즌 기록만 보고 다음 시즌에도 당연히 해줄 것이라고 모든 걸 투자하는 사람들이고 잘하는 사람은 박병호같은 선수들이 전 시즌 2할, 홈런 10개 미만으로 쳐도 '얘 좀 되겠는데?'하면서 가능성을 찾아 키우는 사람인 걸까
그건 영상 중간쯤에도 얘기했지만 풀파워 스프라이트랑 풀파워 이시즈티아라 둘은 덱파워 자체가 너무 차원이 달라서 '일정 수준 이상이면 비빌수있다'에서의 그 일정 수준이라는게 너무 높아져버린거임. 그래서 그걸 따라올수 있는 덱이 미러전 말고 거의 없으니까 입상쉐어에서도 다른 덱들이 사라져버린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