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인 아시아] 두 나라 세 아이, 브락바랑의 눈물
■ 억척 아주머니 브락 바랑
동네에 버려진 가구들을 주워 집안 살림을 채우고 헌 옷을 되파는 가게를 찾아 옷을 사 입는 브락 바랑 씨(29). 결혼 생활 4년 동안 지역자활센터, 봉제 공장, 호텔에서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바랑 씨.
얼마 전, 허리 디스크 치료를 하느라 일을 그만뒀지만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취업지원센터에 다니며 이력서 쓰는 법을 배우고 상담을 받으며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있다는데…
지독하다고 느낄 만큼 아끼면서 사는 바랑 씨. 그녀가 이렇게 절약하며 사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 캄보디아에 있는 첫째 딸과의 약속
17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던 브락 바랑 씨(29). 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결혼 생활은 쉽지 않았고 결국 첫 아이를 임신한 지 3개월 됐을 때 이혼을 하게 됐다. 그리고 혼자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던 브락 바랑 씨는 2008년, 사업을 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온 남편 김병식 씨(52)를 만났고 1년간의 연애 끝에 재혼을 했다. 결혼 후, 캄보디아를 떠나면서 1년만 기다리라고 딸에게 약속을 했던 브락 바랑 씨 부부. 하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고 4년이 지나도록 딸을 데려오지 못 하고 있다는데…
병식 씨와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낳아 잘 키우고 있지만 네 식구가 모여 밥을 먹고 잠을 잘 때면 캄보디아에 두고 온 딸이 더욱 생각난다는 브락 바랑 씨 부부. 언제쯤 다섯 식구가 모여 살 수 있을지. 브락 바랑 씨 부부는 매일 온 가족이 모여 사는 날을 꿈꾼다.
■ 첫째 딸을 위한 브락 바랑의 선물
첫째 딸 씨유마이(10)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도 못 보고 떠났던 캄보디아. 3년 만에 만난 딸은 훌쩍 자라 있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집안일을 돕고, 등교 준비도 혼자 하는 첫째 딸. 바랑 씨는 그런 딸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럽다.
딸의 학교생활이 궁금한 브락 바랑 씨는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신청했다. 매일 1등을 놓치지 않는다고 자랑했던 씨유마이. 정말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을까?
한국에서 살면서 딸에게 제일 미안했던 게 바로 생일잔치를 한 번도 못 해준 것이었다. 매년, 두 아이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이며 첫째 딸 생각이 났던 바랑 씨. 캄보디아에 오면서 첫째 딸의 생일잔치를 꼭 해주고 싶었다. 병식 씨도 딸을 위해 음식을 배워 왔다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생일잔치에 씨유마이는 하루 종일 들떠있다.
■ 조금만 기다려줘. 엄마가 곧 데리러 올게
이번 친정 방문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브락바랑 씨 부부. 브락 바랑 씨 부부는 이번에 한국에 있던 두 아이들까지 친정 부모님께 맡기고 오려고 한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기 힘든 바랑 씨.
하루 빨리 돈을 벌어 다섯 식구가 모여 살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막상 아이들을 두고 오려하니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떠나기 전, 4살 용이와 3살 다혜가 자주 쓰는 한국어를 캄보디아어로 번역해두고 불이 안 들어오는 친정집에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공사까지 마친 부부. 아직 어린 아이들이 부모의 이런 선택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은데… 그 어느 때보다 슬펐던 고향 방문기를 들여다본다.
#가족 #딸 #캄보디아
22 июн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