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재 재판에서 철저하게 감성이 배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걸? 감형이 되는 대부분의 사유가 당시 사정에 대한 이해관계로 인한 것들이 다반사임. 객관적으로 바라봤을때는 그저 범죄자에 불과하지만 그 내부 사정을 들여다 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거기에 대한 이해가 감형을 만들어내는거임. 감정이 수반된다고 죄다 뭐 옛날 마녀사냥 마냥 급발진하는 걸 얘기하는게 아님
우리나라가 사기죄에 대해 너무 관용적이라 그럼. 미국에서 사기죄는 살인죄보다 더 큰 죄로 취급하고 양형이 굉장히 쌤. 단순가담이더라도 가해자가 이것이 사기인줄 알고 했다는 것에 감형사유가 거의 적용 안됨. 사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피해자 편에서 판결하는데 아무리 가해자가 반성하고 피해금액을 돌려줬어도 붙잡혀서 그랬거나 붙잡힐 것 같아서 그랬다고 판단할 확률 높음. 미국은 금융시장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나라라 사기치는거 걸리면 지구 끝까지 쫒아가서 잡아냄. 우리나라는 사기는 당하는 사람이 멍청해서 당하는 거라는 잘못된 상식이 아직도 조금씩 남아있음.
씨씨티비 사각지대도 은근히 많음ㅜㅜ 제 친구가 지난주 토요일에 상봉역 4번출구 베라앞에서 폭행당하던 시민 구해줬고 피해자 증언, 목격자도 있고 가해자도 현장에서 체포되었는데 씨씨티비 없다고 출근도 못하고 경찰서에서 조서 쓰는중임.. 그렇다고 친구가 가해자로 몰리거나 이런건 아닌데(가해자 제지할때 폭력도 안씀) 친구가 목에 엄청큰 타박상을 얻었는데 이거 치료비 못받을 수 있다고함 시시티비 없어서 물증이 없다구ㅜㅜ 아직 현재 진행형인데 참.. 은근 사각지대 많으니 항상 어디서나 몸조심들 하세여 ㅠㅠ
미국쪽 통계이긴 한데, "만기출소후 과거의 삶의 수준으로 절대 돌아가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실형" 기준이 징역3년이에요. 형법전 펼쳐보면 최대법정형이 3년이 안넘는 죄가... 폭행? 생각보다 인생이 망가지기 쉽습니다. 괜히 집유를 줘서 한번 더 기회주는게 아니에요.
이런 게임이 만들어진 이유는 요즘들어 만연한 한국사회의 네오 맑시즘과 엄벌주의적 기조가 왜 부적절한 것인지 국민들로 하여금 직접 판결하는 입장이 되어서 체험해 보게 하기 위함인 것 같음. 신문 지면으로 보는 사건은 기자와 신문사 등의 이데올로기적 기조가 첨가되어 얼마든지 현실을 호도할 수 있지만 텍스트로 읽는 이야기와 직접 경험하는 삶 사이에는 꽤나 많은 간극이 있다는 것을 요즘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같음. 또 아무리 가해자라도 그저 사악한 악마가 아니라 나와 같이 복잡한 내면과 속사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 나아가 나 또한 건강한 가정에서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태어나 중등교육을 온전히 수료하고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다면 다시 말해 운이 없었다면 저 피고인석에 앉아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강한 엄벌주의를 주장할 수 있을지 의문임. (이는 영화 조커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와 맥락이 비슷함) '내가 판사였으면 사회가 더 정의로워졌을 텐데'라고 말하는 방구석 대법관들에게 가상으로라도 재판관이 되어서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인지 고찰하게 하는 좋은 의미가 있는 것 같음. 실제로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 전, 글로만 사건을 접했을 때는 대부분 실형을 선고하지만 막상 재판 과정을 전부 겪고 나면 거의 절반 가까이 집유 콘크리트 층이 생기는 것이 이것을 방증하는듯.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번은 맞는다고, 웬일로 정부가 오랜만에 세금 제대로 쓰는거 보고 가네.
근데 5뷴을 조르든 5초를 조르든 별로 중요하진 않은 것 같은 게, 어차피 죽을 때까지 조르는 게 목적이었음.. 왜냐면 여기서 얘를 죽이지 않으면 도저히 안될것같다 여기서 끝내야한다 이 생각에 압도됐을거임 그동안 아들이 개차반처럼 살아온 기간이 길었으니까 심신미약까지도 적용해보면 안되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