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봐도 참 잘만든. 구성이 좋은 영화. 덕화 형님과 만옥 누나의 순수한 사랑. 그것이 좀 이뤄질까 하면 트러블메이커 장학우가 항상 사고를 치고 덕화형이 복수하러 가고, 둘 사이는 멀어지고 영화 내내 이 구성이 반복되다보니 나중엔 장학우가 등장하면 또 뭔 사고를 칠까 짜증과 긴장이 동시에 ㅋㅋㅋㅋ 장학우라는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관객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는건 왕가위 감독이 이 영화에서 장학우을 참 영리하게 잘 써먹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장학우도 깐족대는 사고뭉치 동생 역할을 잘했구요. 열혈남아를 통해 홍콩영화에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거친 남자의 사랑을 덕화 형님이 참 잘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천장지구와 더불어 말이죠.
대만판 수입가가 더 저렴해서 홍콩판이 아닌 대만판을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었다고 하죠. 왕가위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었고 대만의 슈퍼스타 왕걸의 노래가 대만판에 수록되어 영화 인기에 도움을 줬었죠. 홍콩판은 왕가위 고집으로 다른 노래가 수록되었고 엔딩도 달랐구요. 제작자 등광영이 배우 겸 제작자였으며 등광영이 주윤발과 함께 했던 강호용호투(강호용호문) 시나리오를 왕가위가 맡았었고 강호용호투 등으로 왕가위의 재능을 인정한 등광영이 왕가위의 데뷔작 열혈남아를 제작했죠. 이후 왕가위 감독에게 힘이 더 실리면서 아비정전이 만들어지고... 강호용호투, 재전강호, 열혈남아 같은 영화를 기대했던 등광영의 생각과는 다른 영화가 등장해버렸죠. 사실 아비정전 개봉 당시 한국 극장에서도 홍콩 느와르 영화처럼 아비정전을 홍보해서 관객들 난리가 나기도 했었구요.
다른 버전 결말은 유덕화가 살아서 교도소에 있고 장만옥이 면회와서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있죠 ..그런데 머리에 총 맞아서 그런지 음식을 먹으면서 흘리고 장애가 있는 거로 보이는 장면이죠.. 97년 홍콩 반환을 앞두면서 불안한 심리를 좀더 새롭게 희망적으로 바꾸었다는 해설이 있네요...그때 97년 도 반환을 앞두고 많은 연예인들이 국적을 바꾸기도 했죠.
엔딩에 따라 홍콩판과 대만판으로 나뉘어요. 홍콩판은 위의 영상처럼 유덕화가 총맞고 쓰러지는 장면에서 끝나고, 대만판은 장만옥이 면회를 가서 유덕화가 음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자 안쓰러워 하는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왕걸이 부른 노래가 나오는 걸 보니 대만판같은데, 무비무비님이 홍콩판으로 영상을 편집하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