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김부회 빗방울이 붓을 들었다 질척거리는 거리의 화폭 빗속에 비가 내릴 때 잠 덜 깬 젖은 꿈의 파편들 빗줄기 사이 이름이 맺혔다 뭉그러진다 물에 젖은 시간이 침묵을 뭉치다 떨군다 꿈꾸는 방은 빛의 반쪽만 필요했고 나는 햇살 가닥을 절개하고 있다 비가 비를 산란하는 날 물에 고인 눈먼 적요가 당신을 부른다 젖은 것들이 다시 젖듯 나도 젖는다 어항 밖으로 불어 터진 불빛들 뛰쳐나오는 그때 여전히 물에 잠겨있는 거리에 비는 내리고 Still Away Still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