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험치와 목적과 취향에 따라 다 다를 것 같아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몸에 가지고 있고 그냥 어줍잖은 취미생활인 입장에서, 필름과 디지털 중 굳이 하나만 선택해서 죽을 때까지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필름입니다. 형편없는 스펙의 구닥다리 카메라와 필름 선택, 물리적인 로딩과 와인딩,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출사, 필름감기, 현상소, 기다림, 결과를 열어보고 뜯어보는 일까지, 그 과정 하나하나에서 내 몸이 경험하는 즐거움과 행복감 때문에요. 이걸 결과의 질과 편의만 놓고 생각했다면 뭐,, 종종 엔간한 필름이나 올드렌즈보다 더 그럴싸한 결과를 내는 핸드폰 매뉴얼 모드로 사진찍으면서 다녔겠지요.
프로 작가들은 어떤 걸로든 다 잘 찍겠지만 입문자인 제 기준에선 필름사진이 미장센적인 부분이 훨씬 예뻤던 것 같아요. 뷰파인더를 보고 찍어서 그런가? 필름 가격이 비싸서 그런가? 연사가 안되서 그런가? 뭔가 더 신경 쓴 느낌 그리고 피사체에 빠져드는 느낌... 진짜 모르겠는데 아무튼 필름 너무 소즁합니다.
김풍 님이 그랬죠. 낭만은 낭비로부터 온다고. 필름은 잘 찍혔는지 모른다는 불안감, 현상하는 과정까지 안전하게 잘 가기 위한 불안감, 필름을 살 때마다 드는 비용 등 너무 큰 리스크들이 있지만 그런 리스크들이 더 낭만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요? 필름을 맘 놓고 살 금전적인 여유는 없지만 낭만을 찾기 위해 필름을 씁니다.
고를 수가 없습니다... ㅎㅎㅎㅎ😂 디지털은 1대 남겨두었고, 필름은 흑백용 하나, 컬러용 하나 남겨두었는데 말씀하신대로 두 장비의 매력이 너무나 달라서... 필름은 디지털의 편리성을 못 따라가고 디지털은 필름의 느낌을 못 따라가니 어쩔 수 없이 둘 다 해야 합니다 ㅎㅎㅎ
사작쿄님 유튭보고 라이카 m4 구매해서 필름을 진짜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 만져보게 됐습니다. 사진작가가 아닌 취미 생활로서는, 그리고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어마어마한 카메라가 있는 상태에서, 저는 필름에 더 손이 가게 되더라고요. 어차피 재미로 찍는 거고 필름의 손맛(?)부터 직접 하는 현상 및 스캔 과정까지 뭔가 더 "취미" 생활 같아서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신중히 노출을 재고, 구도를 만들고, 초점을 맞추는 그 재미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디지털도 쓰기는 하는데, 소니 a7 쓰다가 필름 느낌이 더 좋아 디지털조차도 후지로 넘어왔네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필름이 좋습니다. 필름은 결과물에 대해서는 필름 특유의 색감과 자연스러운 그레인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요, 과정에 대해서는 결과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재미 (약간 가챠느낌) 그리고 아무래도 필름카메라들이 구형이 많다보니 초점부터 조리개, 셔터스피드, 측광 등등 전부 스스로 맞춰서 찍어야 하는데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불편한만큼 애착이 든다고 할까요. 다만 돈과 시간이 조--------------금 많이 들 뿐이죠ㅎㅎ 물론 각 씬에 따라 필요로 하는 카메라의 스타일이 다르겠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