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8일은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제정한 '쌀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북지역 농민들이
한참 벼가 자라고 있는 논을 갈아엎고 나섰습니다.
우선 준비한 영상 보시고,
어떻게 된 사연인지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유철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유 기자.
모내기에 김매기까지 하며 애지중지 길러 왔을 텐데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은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입니다.
쌀값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쌀 수확기인 10월 산지 쌀값은
가마당 21만 7천 원에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15일 기준 한 가마당 가격은
17만 7천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10개 월 새 4만 원이나 폭락한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통계 조사 이래 가장 크게 폭락했던
지난 2022년 9월, 15만 5천 원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의 우려고 분노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정부가 최근 쌀 45만 톤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시장격리 물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곧 있으면 햅쌀을 수확해야 하는데
이미 묵은쌀이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문제의 구곡은 농협 측 재고량만 해도
4월 말 기준 전국적으로 82만 7천 톤이 쌓여 있습니다.
이는 평년 대비 30%가 많은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쌀값 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관련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 김영재 | 익산시농민회장 ]
"작년에 우리가 생산했던 재고벼가
농협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어서
수매를 못 할 지경인데 가격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대안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재고가 많이 넘치는 것을
농민들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생산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정부의 농업 정책에 대한 불만도 높습니다.
지난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한 정부가
대신 쌀값 20만 원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북지원과 해외원조 확대도 막혀 있어
재고량을 줄일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쌀 관세화 개방 이후
매년 40만 9천여 톤의 쌀을 수입해 오고 있는데요.
쌀값 폭락의 원인이 정부의 이같은 개방 정책에 있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서 쌀농사의 수익률도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닙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a당 논벼 순수익률은
지난 2021년 38.8%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사이에 평균 29%까지 떨어졌습니다.
쉽게 말해 지난해의 경우
농민이 100원을 투자해 불과 29원을 벌어들인 셈입니다.
올해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의 여파로
수익률이 더 낮아질 거라는 게 현장의 암울한 전망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농민들은 어떤 걸 요구하고 있나요?
[기자]
우선 지난해 재고미 20만 톤을 즉각적으로 시장격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밥 한 공기 300원 보장과 마구잡이 농산물 수입 중단 등을 요구했습니다.
농민들은 지역별로 논 갈아엎기 투쟁을 마치고
오는 11월 서울에서 '제2차 쌀값 보장 농민대회'를
연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유철미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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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쌀농사 #쌀값
12 сен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