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은 진정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정도전의 꿈이 담긴 궁궐입니다. 경복궁의 사정전-근정전-광화문의 명칭과 배치는 임금은 국정의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해야 되고 그 임금과 신하들이 부지런히 백성을 위해 일해 그 은덕이 모든 백성에게 미쳐, 마침내 모든 백성들이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라는 조선의 민본주의 건국 이념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궁전처럼 화려함과 거대함은 적으나, 품격있고 단아한 구조물입니다. 규모/면적 역시 상당합니다. 부지 면적이 중국 자금성 면적의 반 정도이니 결코 작은 면적이 아니며, 내부 관광을 하기에 적절한 크기입니다. 대원군이 당시 무리한 경복궁 복원 공사를 추진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대단한 유산과 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준 셈입니다. 경복궁없는 서울 지금 생각할 수 없죠.
히틀러가 나쁜 사람이긴 해도 전쟁을 할 때 절대 다른 나라의 문화재는 훼손하지 말도록 지시를 했다던데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무식/무지한 놈들이네요. 남의 나라 왕실의 건물을 저렇게 무식하게 뜯어서 훼손하다니.... 문화에 대한 시각과 태도가 그 나라의 국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복궁은 세종대왕과 연관이 깊은 궁궐입니다. 세종대왕이 남긴 큰 두 가지 유산은 한글과 지금의 한반도 국경선입니다. 남북이 갈라져 지금도 북쪽 국경선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는데 경복궁 복원은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세종대왕의 유지를 받든 나라이며 언젠가 평화통일을 완수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제는 경복궁의 90% 이상을 파괴했고 경복궁 자리 곳곳에 무슨 박물관이나 이상한 거 잔뜩 짓고 해서 여기가 궁궐이었는 지 조차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걸 노태우 정권때부터 정확히 최대한 고증에 맞게 복원하고 있는데 이건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부셔진 로마 콜롯시움을 이탈리아가 복원하나요? 만약 이탈리아가 로마시의 핵심권역을 지정하고 경복궁처럼 복원한다면 현재 짓는 건물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들어갈 살 것도 아닌데 왜 복원하냐고 강력한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불타 없어진 오사카성을 껕데기만 오사까성 비슷할 뿐 콘크리트로 짓고 안에는 편의점, 기념품가게, 엘리베이터까지 있어 고궁이 아니라 테마파크로 지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유달리 경복궁만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방식으로 정확히 과거 그대로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건 경복궁 복원이 단순한 문화재나 궁궐 복원이 아니라 국가의 자존심과 정체성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종 부부가 경복궁 내에 불당을 지을 정도로 불심이 깊었다니 놀랍습니다. 단종대에 불당을 철거하라고 신하들이 주청하자 세종의 뜻이라며 거절합니다. 왕실 여자들이 거의 불교신자였다는 점에서 조선의 숭유정책과 적극 모순이 됩니다. 대원군이 경복궁을 일부러 확장하여 지었는데 지은지 50년도 안되어 일본이 대부분 철거하고 매각합니다. 대원군이 국제정세를 몰라 미래를 보는 눈이 없었다는 것이고 그런 대원군이 나중엔 고종을 제거하기 위해 청, 일본과도 손을 잡습니다. 동학군의 배후에도 대원군이 있었다는 자백도 있습니다. 대원군과 고종 부부의 적대적 원한이 서린 궁이기도 합니다.
경복궁은 세종대왕에 의해 완성됬고 세종대왕이 가장 아꼈던 궁궐로 단순한 궁궐이 아니라 조선의 리즈 시절을 대표하는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또한 경복궁은 조선의 건국 정신인 민본주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 일단 경복궁이란 말 자체가 나라에 영원토록 큰 복이 있으라는 뜻이고 근정전은 다른 누구보다도 임금이 백성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며 사정전은 임금이 생각을 안 하면 백성이 도탄에 빠진다는 뜻입니다. 보통 조선의 마지막이 좋지 않았기에 조선을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흥망성쇠를 격지 않는 국가나 조직이 있는가요? 로마제국도 패망한 마지만 50년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듯 조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경복궁 복원은 단순한 궁궐 복원이 아니라 슬픈 역사를 지우고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 세운다는 의미가 큰 사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