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홈즈 (53세)와 버터빈의 최대 나이차 명경기
전성기가 지난 38세의 타이슨은 케빈 맥브라이드에게 기권패하며 복싱을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15년 후인 2020년, 그가 53세였을 때, 링에 복귀했죠.
팬들의 엄청난 기대 속에, 50세의 로이 존스와 매치를 펼쳤지만, 그것은 정식이 아닌 이벤트 형식의 비공식 경기였습니다.
50이 넘는 나이에는 근육이 상실되고, 지구력과 순발력등 대부분의 운동능력이 떨어져, 격렬한 복싱 경기를 펼칠 경우, 뇌출혈을 비롯한 부상을 당할 위험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복싱 선수들은 30대에 은퇴를 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5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서 활발한 복싱 경기를 여러 차례 펼쳤던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전 헤비급 세계챔피언 래리홈즈인데요,
1970-80년대, 무하마드 알리, 타이슨과 함께 세계 헤비급 복싱 황금기를 이끌었던 레전드 선수 중에 한명이었던 그는 53세의 나이에 현역으로 공식 경기를 펼칩니다.
그것은 당시 최고의 펀치력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버터빈과의 경기였는데요, 래리홈즈와 버터빈은 당시 17세의 나이차가 있었죠.
이 경기는 복싱 역사에서 최고령 선수의, 최고 나이차를 가진 선수의 대결 중에 하나로 기록됩니다. (경기 영상은 몇분 부터 시작됩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12살 넘는 나이차가 나는 젊은 선수와 대결하여 승리를 따내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래리홈즈는 그의 경력에서 17-18살의 나이차가 나는 선수와 무려 3번의 대결을 펼쳐 2승 1패 1KO를 거두는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 경기가 유명한 마이크 타이슨과 1998년에 펼친 세계타이틀 매치였죠.
래리홈즈는 레전드 무하마드 알리가 은퇴하고, 타이슨이 출현하기 이전 기간동안, WBC 타이틀을 16차례나 방어하고 IBF 통합 타이틀까지 보유하며 세계 헤비급을 지배하던 선수였습니다.
1985년 마이클 스핑크스에게 타이틀을 빼앗기고, 절치부심하던 그에게 3년만에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는데요,
39세가 된 래리홈즈는, 당시 32승 무패 29KO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엄청난 펀치력을 과시하던 21세의 타이슨에게 WBA, WBC, IBF 통합 세계타이틀에 도전합니다. (18살 차)
래리 홈즈(39세, 64승 5패) vs 마이크 타이슨 (21세, 32승 29KO 무패) : 1988-7-22, (18세 차이)
노련한 레전드와 신예 강자의 대결로 전세계에 주목을 받던 이 경기는 모두의 예상대로, 래리홈즈가 KO 패를 당하게 되죠.
당시는 누구라도 타이슨과 맞붙어서 이길 수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그가 아무리 7년 동안 세계타이틀을 지킨 레전드라고 해도, 타이슨을 상대로 버텨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경기는 달랐죠.
타이슨에게 패하고, 8년 후, 래리홈즈는 역시 18살 차이가 나는 앤소니 윌리스와 경기를 갖게 되는데요, 1996년 6월에 펼쳐진 이 경기에서 래리홈즈는 47세로 그때까지 64승 5패를 기록 중이었고, 29세의 앤소니 윌리스는 16승 13KO 3패로 세계 헤비급 랭킹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던 강자였습니다.
언론은 고령의 래리홈즈가 무리하게, 승리가 불가능한 상대와 대전을 잡았다고 했고, 그만큼 래리홈즈가 승리할 것이라 예측한 기사는 전혀 없었습니다.
래리 홈즈(47세, 64승 5패) vs 앤소니 윌리스 (19전 16승 13KO 3패. 29세) : 1996-6-16, (18세 차이)
틴에이저 시절, 무하마드 알리의 스파링 파트너였던 래리 홈즈는, 알리의 아웃복싱을 배우며, 그의 모든 것을 흡수했습니다. 그리고, 알리 스타일로 전성기를 구가하죠.
래리홈즈는 복싱선수로서 노년기에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 특유의 아웃복싱 경기운영 능력으로 18살 차이가 나는 전성기의 앤소니 윌리스를 KO시키는 놀라운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래리홈즈의 노익장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앤소니 윌리스를 물리치고 은퇴를 고려했던 래리홈즈는, 그 이후에도 연승을 거두며 현역활동을 이어갑니다.
2002년, 53세가 된 그는 당시 헤비급에서 백인 선수로 승률 98% 이상을 자랑하던 버터빈을 상대로 마지막 은퇴경기를 갖습니다.
은퇴경기로 KO패를 당하고 싶었던 것일까요?버터빈 에릭 에쉬는 당시 65승 51KO 2패의 막강 펀치력을 보유하고 있던 강자였는데요,
이미 근육량이 많이 손실된 것으로 보였던 래리 홈즈가, 18살 차이가 나는 전성기의 버터빈을 이길 수는 없어 보였습니다.
래리 홈즈(53세, 68승 6패) vs 버터빈 (65승 51KO 2패. 36세) : 1996-6-16, (17세 차이)
래리홈즈는 버터빈의 강펀치를 견제하며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착실하게 포인트에서 앞서다가가, 마지막 라운드를 잘 버텨내며 판정승을 거둡니다.
옥의 티라면, 어떤 선수에게도 다운을 잘 당하지 않던 그가 마지막 라운드 종료 직전, 기력 상실로 넘어진 슬립다운을 심판이 정식 다운으로 간주했다는 것이었죠.
그렇게 래리 홈즈는 자신의 화려했던 복싱 인생 중,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링을 떠납니다.
이 경기는 복싱 역사상 최고령 선수의 공식 경기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그의 복싱 최종 전적은 총 75전 69승 44KO 6패 였습니다. 그리고 이중 41세 넘는 나이에 가진 경기 수가 24전이나 되었고, 그 사이에 3번의 세계 타이틀전도 치루면서, 21승 3패의 뛰어난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고령까지 현역 활동을 했던 대표적인 선수하면, 조지포먼을 떠올리게 되죠?
하지만 조지포먼은 49세 나이에 복싱을 은퇴했습니다. 복싱 역사에 50세가 넘도록 현역 활동을 이어간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래리홈즈는 복싱이 체력과 근육량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파이팅 스킬과 경기 운영능력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낸 레전드 선수죠.
늦은 나이까지 링을 떠나지 않고, 복싱을 사랑했던 헤비급 선수 래리홈즈는 2008년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됩니다.
2 ноя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