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발견 '태고의 길지, 문화와 역사를 품다 - 예산'
■ 가야산과 덕숭산이 우뚝 솟아있고, 그 앞으로 기름진 예당평야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고장, 예산. 인심이 좋기로도 이름난 예산은 세계 슬로시티협회가 선정한 제121번째 슬로시티(SlowCity)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예산에 가면 한결 여유와 푸근함이 느껴진다. 예로부터 명당이라 이름난 곳을 곳곳에 품어 안고, 비옥한 땅이 주는 풍요로움을 누리고 살아온 고장, 뛰어난 인물들이 역사와 문화를 꽃피운 예산으로 떠나본다.
1. 비옥한 수확의 땅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여 부자와 여러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고, 충청도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내포를 꼽는다. 내포는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열 고을을 말하는데, 예산은 그 내포 마을 중 하나다. 삽교천과 무한천을 중심으로 드넓게 평야가 펼쳐지는 곳, 서로의 형편을 걱정해 밤중에 몰래 볏단을 날라 쌓아주었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하는 곳, 기름진 내포 땅에 깃든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본다.
2. 타고난 길지, 예산
내포 가야산 일대는 발길 닿는 곳마다 옛 절터로, 전하는 말에 따르면 가야산 자락에는 100여 개의 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야사는 천년을 이어온 으뜸 절집으로,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 가야사를 불태우면서 사라져버렸다. 흥선대원군이 가야사를 불태운 이유는 그 터가 2대에 걸쳐 왕손이 나온다는 천하명당이기 때문.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아들 고종은 왕으로 등극했는데... 이뿐만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경허· 만공스님이 수덕사를 중심으로 선풍을 다시 일으킨 곳도 예산 땅이었고, 이곳엔 현종과 헌종 두 왕을 비롯해 왕손들의 태를 묻은 태봉도 많다. 예로부터 길지로 이름난 예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3. 선조들의 전통을 지키다
마을 남자들이 사랑방에 모여앉아 짚으로 새끼를 꼬던 풍경은 겨울 농한기면 흔히 볼 수 있는 농촌 풍경이었다. 이젠 민속촌으로 사라져버린 그 모습을 지금도 예산에 가면 볼 수 있다. 예당평야에서 거둔 볏짚을 잘 말려 삼태기, 소쿠리, 도롱이, 짚신 등 각종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겨울이면 논에 물을 받아 얼리는 썰매장에선 찾아오는 이들 누구나 각종 옛 겨울 놀이들을 즐길 수 있다. 그런가하면 60년 가까이 전통창호를 만들어온 창호장 조찬형씨는 궁궐과 사찰, 양반가의 전통 창호를 재현하고 있는데... 삶 속에 여전히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예산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본다.
4. 풍요로운 땅, 정신을 살찌우다.
우리에게 알려진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예산. 그중에서도 예산을 대표하는 인물은 추사 김정희와 매헌 윤봉길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로 독창적인 추사체를 만들어낸 서예가이자 문인화의 대가였던 추사선생의 고택과 묘가 예산이 있으며, 예산에서 나고 자란 윤봉길 의사는 중국 망명 전까지 고향에서 농촌 계몽운동을 했다고 전해진다. 예산의 인물들과 그 흔적들을 따라가 본다.
5. 예산의 맛, 쪽파와 국수
전국에서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고 있는 예산 쪽파. 예산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토질이 쪽파재배에 적합해, 쪽파의 잎이 곧고 뿌리가 단단하며 탄력과 윤기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엔 수박, 가을엔 열무에 이어 겨울 쪽파까지 3기작을 할 수 있는 건 비옥한 땅의 선물. 또 예산 시내 곳곳엔 작고 오래된 국수가게들이 있어 수십년 대를 이어 국수 가락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예산이 자랑하는 맛과 그것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한국재발견 #예산 #슬로시티
13 июл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