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세상과 교류하는 방법인 레일트롤리와 스님의 벗이 되어주는 꼬마 친구 강아지가 스님이 수행하시며 살아나가시는데 고마운 존재가 되어주네요. 오래전 어떤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인데요. 우리가 산행하면서 잠깐 들러 시원한 물이나 음료수 또는 간식을 먹을 수 있게 중간 중간 존재하고있는 매점이나 조그마한 가게같은 곳들에 식재료나 갖가지 물품들을 실어나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람의 다리밖에 없었을때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 방법밖에 없어 지게꾼들(그 분들을 그렇게 표현)이 때로는 자신의 몸만큼 커보이는 짐들을 지고 그 가파른 산을 오르더군요.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맨몸으로 험한 지형의 산을 오르는 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그 무거운 지게를 메고 그 높은 산들을 오르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가능하기때문에 그런 분들이 계셨던 것이죠. 산들도 낮은 산들이 아닌 유명한 명산들이었죠. 높이가 높은 산들이었던 겁니다. 그들이 짐을 메고 오르는 과정을 따라가며 촬영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어떤 모험영화보다 현실감있고(현실이었으니까) 인간의 의지와 끈기 그리고 단련된 정신과 몸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어서 집중하여 보게 되었죠. 중간중간 쉬기는 했지만 그들의 쉼은 길지 않았고 땀으로 목욕을 할 정도였지만 그들의 눈빛은 흐트러지지 않았어요. 그것은 제가 본 그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이도 어느정도 되신 분들로 그 일에 단단히 '인이 박힌'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다리는 강철같았고 눈빛은 강했지만 직업병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고질적인 어깨 허리 통증을 피할 수는 없었지요. 그들이 마지막 운반장소까지 마지막 물건을 배달하고나니 시간이 많이 흐른 뒤였어요. 온몸은 젖어있고 기진맥진한 모습이었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군요. 오늘도 부상없이 마지막 장소까지 물건을 배달했으니 임무를 안전하게 완수했던 것이니까요. 그들은 짧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직업과 자신들의 삶에 대해 말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일이 너무 힘들어보이고 중요해보이지 않다고해도 자신에게는 그 일이 자신의 일이고 그 일은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그 일덕분에 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키울 수 있었으며 그 아이들의 장성한 모습까지 보고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일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이 일을 할 수 있고 자신의 몸이 허락할때까지는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물 한 모금을 시원하게 들이키시고 다시 세상 속으로 가족들에게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저는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그 후로 산에 오르게됐을때 중간중간의 매점들이나 가게들을 만났을때 그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물 한 모금을 마셨습니다. 시원한 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