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도시들 모두가 이미 차례대로 미군의 공습으로 초토화된 상태였습니다. 공격 안 당한 도시는 일왕이 있는 곳인데다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미국이 공격 대상에서 제외시킨 쿄토, 그리고 작은 도시라 우선순위에서 밀린 히로시마, 나가사키 같은 곳들 뿐이었죠. 그리고 심지어 미군은 공습 전에 우리가 도시 공습할 거니까 민간인들은 도시 떠나라고 삐라 뿌려서 경고했는데, 일본군은 민간인들이 떠나면 군의 사기가 떨어진다고 이를 막았죠. 핵무기가 개발되지 않았더라도 히로시마, 나가사키는 그냥 도쿄와 다른 도시들에 가해진 폭탄과 소이탄 공격으로 마찬가지로 잿더미가 되었을 거고 민간인 대피 막은 일본군 때문에 역시 무수한 인명 피해가 났을 겁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이미 그 때는 일본의 주요 항구가 죄다 공습으로 파괴당하고 선박들이 미해군 잠수함에 줄줄히 격침되어서, 혼슈-큐슈-훗카이도-시코쿠 4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 특성상 기본적으로 필요한 해상 물동량조차도 만족시키지 못해서 전국적으로 기아가 확산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와 군부는 옥쇄 같은 헛소리나 늘어놓고 있었죠. 즉 자기들이 무수한 자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아놓고 이제와서 핵폭탄 맞았다고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있는거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38:58 총신형 기폭 방식이 어려운게 아니라, 폰노이만이 정리하고 입증한 수식으로써 총신형보다 내폭방식이 훨씬 효율이 좋은걸로다가 입증까지 된지라, 로스 알라모스에선 더욱 어려운 폭축렌즈 기폭 방식에만 집중합니다. 대포로 쏘는 핵포탄에만 총신형이 쓰입니다. 핵무기 감축 기조에 따라 다 정리되었고요. 차츰 기술을 진보시키다보니 핵분열과 핵융합이 동시에 상승작용을 펼치는 열핵폭탄까지 개발하게 된거죠.. 폰노이만은 이때, 수십수백명의 인간 컴퓨터를 고용해서 복잡다단한 계산을 맡기기보다는 하바드 마크1 이라는 Automatic Sequence Controlled Calculator (1944)에 프로그래밍해서 한결 편하게 또, 신속히 결과치를 얻어냅니다. 이후에 튜링 컴플리트ness한 전자식 컴퓨터의 진보가 뒤따릅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다른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총신형 기폭 방식이 어렵다는 것은 폭발을 안한다는 것이 아니고, 총신형의 경우 너무 빨리 초임계상태가 되기 때문에 순식간에 핵분열물질을 밀어버려서 피식, 하고 끝나버리는 fizzle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플루토늄 240은 자연적으로 핵분열을 하면서 중성자를 뿌리기 때문에 플루토늄이 제대로 모이기도 전에 퍼트려버려서 위력을 심각하게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원자로 안에서 플루토늄 239가 만들어질 때 플루토늄 240도 섞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총신형의 경우 핵물질이 모이는데 ms(밀리초) 단위고, 내파형은 압축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us(마이크로초) 단위이기 때문에 (또한 여러 구조적 장점으로 인해) 플루토늄 원자폭탄은 내파형으로 개발하게 되죠. 사실상 폭발물에 무지했던, 그리고 금속이 높은 압력 하에서 압축된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폰 노이만임을 고려하면, 폰 노이만의 계산 덕분이라기보다는, 이미 구조적으로 플루토늄의 경우 총신형은 충분한 위력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내파형이 설계와 제작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핵분열에 참여하는 물질의 양이 훨씬 많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폭축렌즈를 대체 어떻게 설계하고 구현하느냐, 숨은 복병인 플루토늄 240으로 인한 빠른 점화는 어떻게 막을거냐, 등등이 문제였고, 성공 가능성이 더 큰 총신형으로 플루토늄 폭탄 개발 진행을 하기도 했죠. 그 결과는 너무 길고 (thin man) 여전히 fizzle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요. 결론적으로 총신형 기폭 방식으로 플루토늄 원자폭탄을 충분한 위력으로 폭발시키기는 어렵습니다. fizzle의 가능성이 높고, 플루토늄 240 이 그걸 더 어렵게 만들죠. 만약 만든다면 더 빠르게 쏘기 위해서 더 총신이 길어져야 한다는 문제도 있고요. 참, 동영상에서 플루토늄239가 플루토늄240으로 변한다는 것은 오류입니다. 원자로 내부에서 플루토늄239가 중성자를 흡수해서 플루토늄240이 된다는 것이 맞고, 굳이 말하자면 폭탄 내부에서도 플루토늄239가 자발적으로 분열할 때 생성되는 중성자를 다른 플루토늄239가 흡수해서 플루토늄240이 생성된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플루토늄239의 자발적 핵분열율이 낮은 것을 고려하면 큰 의미가 없을 수는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