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섬마을 출생에 50중반인데 어렸을때 동네 길을 가다보면 논밭메는 엄마 할머니들이 조용히 부르던 가락을 많이 들었지요. 진도뿐 아니라 전라도 해변이나 섬쪽 지역들은 모두 같은 가락을 갖고 살았죠. 소리를 조용히 들어보면. 모두 자기 사연을 토해 내더군요.혼자서 무슨 사연인지 가슴깊곳에서 터져나오는 한맺힌 가락은,어린 마음에도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감정을 격하게 하더군요.박자의 가락은 같지만 가사는 모두 달랐던 기억이 납니다.그러니 모두 새롭고 지루하지 않았지요. 우리나라 민요는 사실 같은 가락에 부르는 사람마다 자기 사연을 얻혀 불렀다고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노래 자체가 살아 숨쉬고. 감정또한 진심을 담아내니 그 진한 호소력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지요. 정선 아리리도 그렇잖아요. 우리의 민요는 바로 그런것에 생명력이 있는것 같습니다. 아뭏든 당시엔 모두가 찌들게 가난하면서 끝도 없는 농삿일에.가정일. 서러운 시집살이에 남들이 모르는 서러운 사연을을 그렇게 혼자서 때로는 주거니 받거니 부르던 것을 봤었는데.그게 자기의 위로 이면서,같이 부를땐 서로를 위로해주는 소리였다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민요를 잘 모르지만 판소리.흥타령 육자배기 소리들이 저의 정서에도 녹아 들은듯 합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침침한 초꼬지 옆에두고 초저녁에 바느질 하시면서 하시던 육자배기에 나는 자장가삼아 가물 가물 그러다가 어느순간 노래소리는 가늘어 지고 눈물을 훔치시던 어머님의 생전의 모습이 떠 오릅니다 그런 어머님의 감성 탓일까 나도 가끔 노래하다 스스로 감성에 젖어 눈물이 돌곤합니다 육자배기 남도민의 삶과 한이 서리 서리 깃든 노래입니다
어린시절 서울서 진도까지 여자 사람 친구보러 서울 광주 해남 좌수영 울돌목 거쳐 갔는데 40년 훨씬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안는 그녀의 주소 진도군 군내면 송산리 아마 그녀도 나처럼 환갑을 맞이하여 곱게 늙어가겠지. 그녀도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30대에 혼자되셔 자식 다섯을 키웠다는분 삶도 대단하시고 노래가락도 대단하시고 80부부가 마주앉아 창을 주고 받을수도 있구나. 마치 평생을 함께한 동지 같아요
역시 우리 소리는 현장(?)에서 불러야 맛과 멋이 나는 것 같네요. 무대에서 소리하는 것은 어려서 부터 적응이 안 됐고 지금도 적응이 안되서 TV에서 국악 나오면 채널 돌리는데 시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놀때 하는 소리, 장의 행렬, 씻김굳 등 우리 소리는 직접 그 자리에서 들을 때 정말 좋아합니다.
남도 벌교에 가서는 주먹자랑 진도와해남에 가서는 소리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죠. 섬이라는 특성의 터전 삶의 애한이 담겨있는 남도에 소리.... 어느 명창이 노래를 한다해도 진도에 있는 주민들에 한이 서린 소리는 흉내를 낼수가 없는 소리죠... 체계적으로 배운 소리와 설움의 소리는 분명 다르니깐요.... 육자배기속의 흥타령 남도잡가 설움이 없다면..... 우리내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밭에서 일하시다가도 애타면 부르던 소리.... 이젠 그 소리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