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암분교 아이들 머리 뒤통수 가마에서는 햇볕냄새가 난다.
흙향기도 난다.
아이들은 햇볕 속에서 놀고 햇볕 속에서 자란다.
아 아이들을 끌어안아 보면 아이들의 팔다리에 힘이 가득 차 있고
아이들의 머리카락 속에서는 고소하고 비릿한 냄새가 난다.
이 아이들은 억지로 키우는 아이들이 아니다.
이 아이들은 저절로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무과 꽃과 계절과 함께 저절로 큰다.
아침마다 아이들은 6학년 5학년을 앞세우고 재잘거리면서 산길을 걸어서 학교로 온다.
학교로 오는 아이들의 손에는 커다란 양동이가 하나씩 들려있다.
아이들은 점심 때 밥 먹고 남은 찌꺼기를 이 양동이에 담아서 집으로 가져간다.
집집마다 돼지와 개들이 이 아이들이 가져오는 밥을 기다리고 있다.
등교하는 아이들의 손에서 노란 양동이들이 아침 햇살에 빛난다.
그 양동이에서 빛나는 아침 햇살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책에서 배우기 보다는 삶으로 부터 직접 배운다.
16 май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