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다 오기도 했고 와인 좋아해서 많이 먹는 그냥 일반인 입장에서 와인을 말한다면 품종이고 뭐고 일단 와인은 코르크 열어봐야 알수 있음. 아무리 뭐 바디감이 어쩌고, 탄닌이 어쩌고 해도 먹어봐야 이해함 . 네츄럴 와인일수록 더더욱 그런거 같음 - 와인 리스트 보고 이거 맛있을까 고민하기보단 예산에 맞게 + 그리고 내가 중점을 두고 싶은 포커싱을 정해서 추천 받고 일단 먹는게 중요함 ㅋ 10번에 8번은 물론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그러면서 취향이 정해지는거같음
여름엔 화이트 가을부터 레드... 화이트는 차갑게 레드는 가을 겨울 기준 실온으로 음용. 붉은 고기엔 레드. 흰 고기는 화이트. 돼지애는 취존. 신맛 좋아하면 뉴질랜드 화이트로 시작 추천. 처음엔 신맛과 탄닌 적응이 어려워서 화이트가 편함. 단맛 술은 취향 탐. 신맛 싫고 단맛이 좋으면 모스카도 다스티부터 시작. 추천. 레드는 피노누아로 시작하기 좋음. 이태리 와인도 신 맛이 많음. 시고 쓴 커피 좋아하는 사람은 이태리 와인 맞는 경우가 많음. 음식과 같이 먹기는 이태리 와인 짱. 이태리 프랑스 와인은 맛이 묽고 슴슴해서 안주나 음식이랑 먹기 좋고... 안주보다 술이면 미국 와인이 진하고 쨈 같은 느낌이라 미국 와인들이 맛있게 느껴질거임. 근데 미국 고급 와인은 보르도 스타일 따라해서 차이가 줄어듦.
나는 와인은 잘 모르고 위스키에 딥해진 케이스지만, 우리나라는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 보다는 흔히 "양주"라고 불리는 해외증류주와 와인을 즐기는 문화를 오히려 "허세" 라고 선낙인 찍는 문화가 입문을 어렵게 만드는 거임. 미디어가 주는 선입견과, 미련할 정도로 높은 주세에 의해 책정됐던(와인은 많이 괜찮아졌고, 위스키는 여전히 말도안됨) 가격과, 자본가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문화가 많은 영향을 줬을거라 추측함. 괜히 남들이 허세라고 손가락질 할 것 같고 적당히 알면서 마시면 안될 것 같다는 진입장벽 때문에. 즉 아는척 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마치 선민의식에 찌든 취미인 것처럼 프레임 씌우는 여론잡이들이 문제라는거. 그보다 애초에 한국은 남한테 허세처럼 보일 수 있을 만큼 와인 고인물 분포도가 높은 나라도 아니고, 그런 고인물들은 격리돼서 보통 자기들 끼리의 커뮤니티에 속함. 즉 허세 부린 사람은 없는데 허세 부린다고 타박하는 사람만 있는 상황. 정말 많은 장소 많은 환경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다양한 술을 즐겨봤지만 오히려 진짜 고인물들은, 흥미있어하는 뉴비나, 고인물들 끼리 있을때만 딥한 술얘기를 하지, 일단 술의 종류부터 설명해야 하는 입문자들 한테는, 대체로 어떤 지식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술얘기를 즐겁게 못함. 그리고 핵심은 초보자들이 어떻게 그걸 즐기든 별로 흥미 없음. 무엇보다 술은 많이 마셔보고, 많이 마신 사람을 만나볼 수록 어쩔 수 없이 귀결하게 되는 결론이 "취향존중" 임. 오히려 고일수록 마니악한 방식으로 마니악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어남. 그리고 술, 음식, 나아가서 모든 취미는, 앎과 즐거움이 비례할 수밖에 없음. 우리가 흔히 [5천원 짜리 와인과, 5천만원 짜리 와인이 정말 1만배의 맛의 차이가 있을까?] 라고 질문하는 것도 특히나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그래봤자 마시면 사라지는 소모품의 금액을 수십 수백 수천배까지 벌려놓는 주류계 취미이기 때문임. 1% 더 맛있어 지는데에 10~100% 더 많은 금액을 낼 생각을 하게 된다는건 그 맛의 향상이 주는 매력을 알아가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그리고 경험에 의하면, 실제로 [입이 튼다]는 표현처럼, 맛을 알고 마시는 것과 그렇지 않을때의 차이는 극단적으로 크고, 그 재미가 엄청남. 유럽과 동아시아의 본질적인 차이는 사실 와인을 "고급문화" 라고 인식하냐 아니냐 보다는, "즐기는 방식의 차이" 를 인정하는 거임. 유럽사람들은 "와인으로 허세를 부리는게 잘못됐다" 라고 주장하는게 아니라 그저 어떻게 즐겨도 만족스러우면 그만이다. 정도의 포지션임. 그어떤 유럽의 와인전문가도 수백만원짜리 검증된 그랑크뤼보다 편의점 와인이 좋다고 말하지 않고, 와인 초보자가 그런 고가의 와인을 먹어도 된다고 말하지는 않음. 같은 와인도 맛은 상대적으로 느끼게 돼있고, 비싼 와인일수록 즐길거리가 많은데, 제대로 알지 않으면 누리지 못하는 즐거움이 대부분이니, "가성비"가 떨어질테니까. "난 이런술도 아무렇지 않게 마셔" 자랑하기 위해 지식을 쌓는게 아니라, 같은 한잔을 마시더라도 비싸고 귀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한잔의 효율을 극대화 하려고 알아가는거고. 물론 진입장벽을 허물려는 글쓴이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히려 알아가고, 격식을 차리고,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을 "허세"라고 매도하기 보다는, "그들은 그들. 우리는 우리. 그저 각자의 방식" 이라는 메세지로 설득하려 했다면 더 좋았을거라 봄. 그렇게 얘기한 막걸리 조차도 실제로는 종류도 퀄리티도 다양해지고 있고, 테이스팅 노트를 적고, 비교하고 서로 견해를 주고받으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니까. 얕은 물에서 놀기 위해, 깊은 물도 헤엄칠 수 있는 수영선수가 될 필요는 없는것 처럼, 가볍게 술한잔을 즐기기 위해 소믈리에가 될 필요는 없음. 그냥 그렇게 즐기다 보면, 더 깊은물도 가보고싶고, 더 복잡한 술도 마셔보고 싶게 될 수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