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게임하고 웹툰 보고 인터넷 하다가 어느덧 20대 중반이 됩니다. 게임도 너무 오래 해서 지겹고 인생이 점점 막막하다는 걸 느낍니다 친구들도 다 직장 다니는데 자기는 집에만 있으니 인생이 우울해집니다. 문득 일이라도 다녀야겠다는 생각에 구직 사이트를 둘러봅니다. 이력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직장 다닌 경력이 1년도 안 됩니다. 그리고 회사를 검색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인생이 더 막막하게 느껴지고 삶이 우울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구직 사이트를 닫아버리고 다시 인터넷을 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판교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저 멀리 어느 회색 옷차림의 다 큰 남성분이 한 손에 핸드폰을 움켜쥔 채 울고 있는 걸 봤습니다. 폰에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오래도록 묵혀 놓았던 속마음을 털어낸 듯 홀가분해 보이더군요. 과연 그가 듣던건 무슨 노래였을까, 궁금해지는 오후였습니다
이 곡은 "정상화"와 "건강함"에 담긴 김창섭의 진심을 담담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다. 변조가 거의 없이 낮게 깔린 비트는 가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며,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청각적 마약이 아닌 진심을 전달하는 메신저로서 작용할 수 있게 해준다. 적당한 속도의 리듬과 절묘한 악센트가 가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마치 뮤지컬의 인물 독백과 같은 집중도를 부여한다. 신창섭은 신으로서 숭배받고 있다. 신은 전지전능하고 결코 패배하지 않으며, 감정을 지니지 않은 존재이다. 하지만 신창섭은 인간의 몸을 가진 반인반신에 가깝다. 정상화를 위해 싸워가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고독함, 설움을 드러내는 것조차 힘들다. 이번 곡은 마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갈 때쯤 "아버지, 왜 저를 버리시나이까"라며 절규하던 인간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여럿 메벤쌀숭이들의 죄업조차 본인이 짊어지고 유저들의 모든 비난과 증오를 한몸에 받는 모습이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겹치는 점이 많다. 그 와중에 유저들의 생명과 시간을 걱정하는 모습이 독생자의 사랑을 떠올리게 만든다. 좋은 문학은 그 시대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일제시대 저항문학부터 한국 근대문학의 계몽사상, 이를 현대에까지 적용된 것이 소위 말하는 인터넷의 밈인 것이다. 특히 신창섭이 제시한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개념과, 이를 통해 한 커뮤니티 유저를 통해서 나온 게임이 건강해지는 중이다 라는 말이 합쳐져 현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정상적이고, 이성과 합리가 통하며, 건강한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이런 유행어를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정상화란 무엇일까? 건강함이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는 신창섭의 리부트 너프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메이플이라는 고이고 썩은 가상세계의 사람들을 구원함으로써 썩은 물엔 장구벌레가, 맑은 1급수 물엔 산천어와 열목어가 살아야 하는 자연의 섭리를 나타내는 것이다. 환경과 체급에 맞는 유저풀을 보유하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잘 나타나는 행보이다. 한편으로, 인간이 건강하기 위해 인체에 해로운 포화지방과 트렌스지방은 빼고, 필수적인 불포화지방은 유지하는 다이어트를 하듯이 건강해지는 과정 역시 메이플에 필수적인 유저들만 남기고 쓸모없는 유저를 걷어내는 행동으로 비유해볼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mmorpg란 작은 사회로 볼 수 있듯이, 신창섭의 정상화와 건강함은 사회상에도 역시 반영할 수 있다. 정상적인 사회가 무엇이고, 건강한 사회란 무엇일까? 이를 무지한 민중조차 고민해 봄으로써 한 걸음 더 정상화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끝으로 이 영상은 볼륨의 정상화를 위해 삭제 후 다시 업로드 된 전적이 있다. 이는 삼일만에 부활한 예수를 상징함과 동시에, 알고리즘과 조회수 및 수익률이라는 허상의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정상화에 대한 진심에 집중하라는 신창섭의 계시인 것이다.
메이플 친구도 함께한 추억도 죽었다. 무엇을 해야 하지 아니 무엇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까지 리부트를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한번 시작 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차 피폐해지는 정신에 은랑은 파르르 떨리는 눈을 감아 버렸다. 하지만 어디에도 도망칠 수 없다는듯이 눈을 감으면 어둠이 찾아 오는게 아니라 죽어간 이들과의 추억이 떠오르자 나는 호흡을 가쁘게 내쉬었다. 눈을 떠 보면 리부트 정상화란 절망스러운 잿빛 세상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끔찍한 기억들에 둘러싸였다. 현실은 나에게 쉴틈을 안 주겠다는듯이 숨을 점점 옥 죄어오고 있었다. 벽에 기대 앉아서 초점 없는 눈으로 멀리 바라보던 시야에 비친 건 라이브 방송 그럴리 없다는걸 알지만, 믿을 수 없기에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라이브 방송을 보았다. 그러나 이어진 내용에는 리부트 추가 정상화 계획 이 정도로, 이렇게까지 나를 미워 했구나.. 실상을 알아 버리자 이내 격정적으로 불타오르는 감정 마음은 증오와 분노로 점칠 되어갔다. 한참을 그렇게 지냈다. 시간이라는 비로 점점 감정들이 씻겨 나갈쯤 유튜브에 눈에 들어 온 어느 한 영상, 짧은 3분짜리, 평소라면 그냥 지나쳐갔을 영상이지만 제목을 보자 홀린듯 영상을 클릭 하였다. 잔잔한 선율 담담한 가사 그리고 노래 영상이 끝나자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내 벅차오르는 눈물 미안해 너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를 증오하고 미워 해서 고마워 나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줘서 고마워 너의 말대로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게..
개인적으로 창팝중에 손에 꼽을정도로 가사가 좋은 명곡이라 생각하는데 자꾸 가사를 바꾸라는 댓글들은 도대체 뭘까? 신창섭이 살린 목숨들을 집요하게 또다시 노리는 메벤남인가? 해방된 리선족들이 본섭으로 복귀해서 설거지해주길 바라는 쌀숭이인가? 아니면 단순히 나랑 취향이 다른것인가? 메이플을 잘모르고 신창섭의 팬이된지도 얼마 안된 유입으로서는 구분하기 어렵게 느껴짐 ㅠ 하지만 나같은 제3자도 신창섭의 음악을 좋아하게되고 관심이 생기는 이유중에 하나가 음악자체만으로도 훌륭한데 단순히 작품에서 끝나지않고 댓글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실제상황들까지 추리하고 검색해보는 과정까지도 너무 재밌음 식당으로 비유하면 충분히 장사잘되는 하이엔드 오마카세집에 찾아가서 음식이 먹을만하긴 한데 마음에 안드니 재료를 참치캔으로 바꾸면 사먹을지 고민하겠다고 하는 이마트참치캔도둑같아 보임
정상화하면 나를 정상화 당한 내가 다시 리부트 유저로써 디렉터 김창섭을 마주보는날은 생기지않겠다만 한 인간으로써의 김창섭 아니.. 날 인간으로 정상화해주신 신창섭께 한마디 전하는게 가능하다면 최소한 원망하지않는다고. 난 당신덕에 구원받았다고 그러니 이제 자기 자신을 용서하라고 말해주고싶다.... -
Hidden Track '진심'이 새로운 ReMasterbation 으로 부활했다. 본 Track 이전 Version은 메벤남의 신앙심으로 유지되었으나 온갖 조리돌림으로 인하여 약해진 신앙의 틈 사이로 발현한 인간 '김창섭'의 짧지만 강렬했던 Mapler들을 향한 진심을 담은 노래였으나. '하늘 아래 하나 뿐인 신에게 인간의 마음은 용납할 수 없으니 이는 이단임이라' 하며 우짖는 메벤남들의 신앙으로 인해 인간 '김창섭'의 진심 어린 노래는 변질되고 편집되었으며 끝내 사라졌다. 최초 인간 '김창섭'의 진심 어린 노래는 이제 더 이상 들을 수도, 찾을 수도 조차 없다. 그러나 짧았던 3분 30초동안 담담한 Verse와 Mood 속 단어들이 진심에 감화한 Mapler들의 뇌리속에 깊이 박혔으며, 훗날, 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도 기억 할 수 있게 ReMasterbation으로서 후대에 전할 수 있게 되었다. - "무자비한 신에게서 이토록 인간적인 모습이 있었다니. 허나, '우리'가 모두 죽어도 광적인 '저들'은 진심을 영영 알지 못하리라." '일족 최후의 일기, 재시동 선생(2023) 저서의 Last Page에서 발췌.'
그의 신도가 되기 전, 저 또한 그를 미워한 적이 있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스운 일이겠지만 당시는 꽤나 분개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노래와 춤, 그리고 뮤지컬에 담긴 진심이 통했던 걸까요? 어느 순간 그를 추종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더군요. 하여, 오늘도 그를 위해 나직이 읊조려 봅니다. 창멘(צ׳אנגμή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