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수십년째 시청하는 입장에서 정명훈은 정말 효율 분석의 정점을 찍는 천재라고 생각이 든다. 스타를 오래 해봤거나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이 게임은 정말 뜀걸음같은 게임이다. 체력단련과 뜀걸음을 꾸준히 해온 군인이라면 5km 뛰는게 수월하지만, 민간인이 되고 뜀걸음을 몇달만 쉰다음 다시 뛰어보려하면 정말 이게 맞는 지 싶을 정도로 힘이 든다. 나는 심각한 겜돌이로 게임이라면 가리지 않고 스타, 히오스, 카트, 롤, 이터널리턴, 배그, 발로란트, 오버워치 등등 상위랭커를 목표로 가리지 않고 즐겨왔는데, "스타만큼 꾸준히 플레이하지 않으면 실력 감소가 눈에 띌 정도로 심한 게임"을 본 적이 없다. 덧붙여 설명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챔피언을 정점으로 다루는 프로급 실력이 100이라고 치면, 민간인도 재능이 어지간히 없지 않으면 노력한다면 누구나 90 이상까지 도달할 수 있다. (판단력이나 갱회피나 갱킹력 딜교환각 능력 등등을 제외한 순수 챔피언 핸들링 능력을 말하는 것.)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워낙 다룰게 심하게 많고 바쁜 게임이라, 스타크래프트의 완전 최정점을 100이라고 한다면, 프로게이머들조차 인간의 한계로 30~40 정도를 웃돌고, 공방인은 1 ~ 15 정도를 웃돈다. 하지만 맘먹고 훈수하면 100을 기준으로 누구나 훈수할 수 있어서, 스타 훈수는 타게임에 비해 매우 지독하다. 스타를 오래 쉬면 실력 수치 감소가 타게임보다 매우 심해지고, 이건 나이 한살 한살에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실력 감퇴가 느껴진다. 지금 롤같은 게임이야 페이커나 데프트도 28살에 현역으로 무리없이 좋은 폼으로 뛰고 있지만, 당시 스타가 전성기게임일때를 기억해보자면 24살만 넘어서도 퇴물이 되어갔고, 22살 정도에 조금만 부진을 겪어도 은퇴나 공군 에이스를 즉각 고려할 정도였다.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은 나이가 정명훈보다 많다지만 스타를 본업으로 쉬지않고 매일 꾸준히 해왔고, 판수가 늘어 100판을 맞붙는다면 정명훈이 분명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예상으로는 스코어가 85 대 15 까지 벌어질 듯 하다. 정명훈은 본래 매우 영리해서 대놓고 장기전 뜀걸을 싸움으로 가면 본인이 분명 불리함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고, 앞선 영상에서 김택용을 상대로는 2팩 타이밍러시, 순간 4팩 다크 배제 땡러시라던가, JD와의 경기에서 8배럭(8배럭은 현재 23년도 8월기준으로 많은 저그들이 무결점 빌드라고 호소하고 있는 밸런스 붕괴 빌드기도 하다.) 타격 이후 1발키리 2탱크 마메 타이밍러시 등으로 승부를 띄우는, 냉철한 자기객관화와 훌륭한 메타 파악으로 게임을 주도해나갔다. 난 이점이 정명훈이 현역일 때와 마찬가지로 괴물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당장 부족한 시간과 따로 하고 있는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 "내 순수 뜀걸음 능력의 저점을 올리기"보다 "단판 싸움에서 승리 루틴을 만들고 이를 반복적으로 완벽히 숙달하기."가 더 효율적이란 걸 알았을테니까. 정명훈은 원래 프로시절에도 손꼽힐정도로 수완좋은 사업가 스타일의 테란이였다. 가성비의 정점인 벌쳐를 시그니쳐로 다루면서 일꾼 테러와 마인 뽕뽑기, 난전 유도 후 드랍십 운영 등등 자원타격을 주면서도 절대로 내상을 입을 여지를 주지 않는,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테란"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난 아직도 벌쳐에 당해 키보드에서 손을 놔버린 윤용태 선수의 얼굴이 잊히지가 않는다. 지금 경기의 플레이 스타일은 누가 봐도 김정우같은 선수에게나 어울리지, 정명훈을 알고 있던 시청자라면 약간 의아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이도 마찬가지의 이유이다. 뜀걸음 장기전 고점은 현역 스타BJ인 이제동보다 밀릴 것이다. 난전에서 내상을 치유할 시간이 없다. 서로 정비할 시간이 생기면 분명 JD가 유리할테니까. 내상을 입으면 나도 입힌다. 보다 장기전에 돌입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게임을 끝낸다. 정명훈은 소름돋을정도로 자기객관화가 잘되는 선수이며, 이를 토대로 플레이스타일을 휙휙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함을 가진 강직한 게이머다. JD도 이를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정확한 정명훈의 심리를 알았다면 아마 오버풀을 했을것 같음) 어떻게든 장기전으로 게임을 풀어가서 승리했고, 김택용은 장기전을 만들지 못해 패배했고 이게 승부의 갈림길이 아니였나 싶다. 아직도 정명훈과 허영무의 스타리그 결승을 돌려보고 이를 추억하는 한사람의 스타 팬으로써 정명훈의 게임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즐거워서 너무 두서없이 길게 글을 적은 것 같다. 좋은 영상 재밌게 잘봤습니다!
와 초반에 겜 끝나겠다 했는데 아직 남아있는 시간이 17분? 거기에다 익숙한 한국어와 항상듣던 해설자분들의 목소리가 아닌 낯선이의 낯선 외국어가 어느순간 들리지 않을정도로 몰입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만 머릿속에 그리기 바쁨 한창 현역때 마메운영이 안좋아서 저그전에서도 메카닉부대로 저그들 쓸어담던 초갓이었는데 마메운영이 미친거하며 이걸 버티면서 역전한 제이디도 미쳤네요 정말 단언컨데 최고의 명경기라 할수 있을것같습니다 👍
벙커링 시도하는 장면부터 해설 리액션 때문에 재미있고 mc용준 못지않은 입담이 드러남. 특히 5:20 it could not have been a worse time oh my god the valkyrie 뿡 이부분에서 빵터짐.ㅋㅋ 물론 발키리 관리 측면에서 아쉽지만 배슬로 일찌감치 디파 잡아주고 7시 타격 또한 유효했고 선전했는데 이제동 또한 테란 자원줄을 견제했고 특히 럴커 한 기로 12시를 제대로 견제해준 점은 피지컬 보다는 노련미가 돋보였던 경기였음. 정말 역스윕 하는 건가 하면서 꽤 재미있게 본 듯.
정말..삼국지 해설 보다 재미있습니다. 영상 잘봤습니다^^ 멀티견제의 중요성! 와!! 정명훈은 예전 그대로네요 ㅋㅋㅋ 이런 미친 ㅋㅋㅋㅋ 이제동은 먼가 깨어날 듯한..느낌이였습니다. 감각적으로 잠시나마 과거의 멀티 능력이 보였던 경기 같습니다. 솔직히 과거에 멀티 컨트롤 정말 잘했는데 이제동이.. 공격도 견제도 수비도 좋았던 느낌이 살짝 나니까 좋네요. 정명훈이 상대여서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였습니다. 정명훈도 순간..바투 스타리그의 기분이 들었을듯합니다. 너무 좋은 경기 좋은 해설 감사합니다
정명훈이 현역시절 이제동에게 많이 약한편이기도 했고, 이제동 상대 공식전 마지막 승리가 심지어 박카스 스타리그09 4강 1세트라는 점에서 이제동선수의 승리를 예측했는데 보란듯이 예측을 뛰어넘네요. 정명훈 선수 인크루트 스타리그 로열로더때부터 팬이었는데. 11년만의 복귀 너무 반갑고 뿌듯합니다. 가능하다면 ASL무대에도 복귀해주셨으면 하네요. 개인방송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정명훈 선수의 모습을 대회에서 더 많이 보고싶네요... 박카스 스타리그09 4강, 티빙 스타리그12 4강 모두 직관한 사람으로서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