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여러분 :) 최근 들어 다시 한번 자전거 권태기를 지나가고 있는 쌍수르입니다. 사실 이 영상은 자태기를 극복한 시점에서 혹시 이 영상을 지금 자태기를 겪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만들었던 건데 어쩌다보니 지금의 저를 위한 영상이 되어버렸네요. 우리 모두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준기함급에 프로선수 풀기어까지 맞춰가면서 열정 넘치게 탔습니다. 덕분에 몸도 목표체중에 도달하고 엔진도 100km에 평속 30 이상 나오고, 점점 인싸가 되어가고, 그렇게 행복한 줄만 알았는데. 몇 차례 사고가 나면서 현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낙차하면서 내 몸보다는 내 자전거에 크랙이 가지 않았나 달려가고, 기껏 다 맞춘 장비 하나라도 파손 시 더 이상 구하지도 못하니 불안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도대체 왜 자전거를 타는 건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정작 정말 고수분들은 대충 입고 타고 소라 티아그라급, 아니면 아예 입문급 자전거를 쥐어줘도 빽점 되는 건 저 자신인데, 나는 그저 프로 코스프레하는 열정만 있고 목표가 변질된 라이더가 아닌가 하는 결론에 이르더군요. 거짓말 같이 그때부터 잠시 자태기가 찾아왔고, 좀 많은 걸 돌아보게 됬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청소를 하다 예전에 유럽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찾게 되었고, 거기에서 돌로마이트와 가까운 강변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자마자, 무려 15년 전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당시 잠깐 시간이 생겨 인근 대여샵에 달려가 무턱대고 낡은 로드 빈티지 자전거를 구해서 그 유명한 젤라 론다 구간을 올라가보자는 기행을 펼쳤습니다. 물론 그 결과는 대차게 멸망했고, 중도에 봉크와 뒷바퀴 펑쳐가 동시에 터져 당나라 패잔병처럼 널부러져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중년간지 어르신이 자신 나이와 비슷하게 오래되어 보이는 빈티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 오시다 저를 발견했습니다. 진짜 구세주이자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올 정도로요. 바로 저에게 물과 약간의 음식, 그리고 제가 정신을 차릴 동안 무슨 F1 레드불 피트인 속도 급으로 펑쳐를 수리해주시더군요. 그 덕분에 살아서, 그 어르신과 산 정상까지 천천히 마저 올라갈 수 있었고, 답례로 정상에 있던 작은 식당에서 밥을 사드렸습니다. 허나 그 어르신은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길이였고, 저는 다시 유턴해서 돌아가야 했기에 작별을 했는데, 그때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Son, Ride for the memory, not for your misery" 꼬맹아, 기록을 남기는 고통스러운 라이딩 보다는 기억에 남는 행복한 라이딩을 하라. 영어를 잘 하시던 걸 생각해보니 오스트리아분 맞는 듯 하네요. 아무튼 그 분이 헤어지면서 제게 조언해줬던 말이였습니다. 그 말이 떠올라서, 한참 동안이나 추억에 잠겨 며칠 동안 고민하다, 결국 결단을 내렸습니다. 에어로 풀카본파츠 로드자전거를 팔아버리고 크로몰리 스틸 투어링 사이클을 샀습니다. 그것도 그 어르신이 타시던 종류로 말이죠. 그 어르신이 타시던 그 자전거와 브랜드나 모양새는 달랐으나, 전후방 렉이 모두 있었고 짐까지 있었으니 분명히 투어링 바이크였을 겁니다. 비록 무게는 공차 15kg에 페니어 위에 짐을 실으면 최소 20kg 이상 나가기에 기록을 포기해야 하지만, 오히려 기록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리고 경치와 여유를 되찾고 있는 지금의 일상에 더욱 감사하고 있습니다. 내 눈에 예뻐야 한번이라도 더 탄다. 이 말도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부담 없이 탈 수 있어야, 더 탄다', 저는 이게 제 앞으로의 라이딩 신념 중 하나로 굳혀졌습니다. 최근에 정말 안타까운 인명 사건사고들이 정말 많이 발생했습니다. 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 명복을 빌며, 평속이나 콤 PR 등에 자신의 안전을 걸지 않고 항상 집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최고의 라이딩입니다. 모두 안라하세요.
18년도에 자전거에 입문하고 열심히 타던 쌍구입니다 ㅋㅋ (쌍구물통도 아직 쓰고 있어요.) 작년 시즌오프 즈음일거에요. 불현듯 단순하지만 강렬히 떠올랐던 생각... '아 자전거 쉬고싶다.' 저는 그래서 1년 푸짐하게 쉬었습니다. 이제 내년부터 다시 열심히 타보려 하나 둘 준비중인데 마침 쌍수르님의 자태기에 대한 영상의 알람이 떴네요 ㅋㅋ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내년에 서울가면 쌍수르님과 꼭 사진 찍고싶습니다 ㅋㅋ 감기 조심하세요!!
굉장히 길게 댓글을 작성하다가 너무 길어 삭제를 했는데. 요약하자면 '과몰입을 지양하자'가 되겠네요.. 저는 롤 할 때도 상위티어가 되기 위해서 엄청 노력하고 애써서 되기는 했지만 저에게 남은건 파탄난 성격과 저보다 낮은 티어에 대한 경멸감이었어요. 정말 소름끼쳤던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게임에 대한 주제가 나왔을 때 나보다 티어가 낮으면 '와 사람새키 아니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적이 있었는데 너무 소름이 돋아서 아 내가 이렇게까지 망가졌구나 라는 생각으로 계정을 탈퇴했던 적이 있습니다. 롤을 할 때 단순하게 재미가 있어서 하게 된거였는데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게 되고, 나보다 상위티어는 많고 이 티어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말 남탓, 같은 편탓, 상대팀 욕 엄청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사이클판에서도 제가 똑같이 이러고 있더라고요.. 이러한 과몰입만 지양하면 그냥 즐길 수 있게되고 건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태기도 극복이 되고요. 하지만 병림픽은 질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