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둔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빈 거릴 생각하오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오 짙은 안개 속으로 새벽 강은 흐르고 나는 그 강물에 여윈 내 손을 담그고 산과 산들이 얘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얘기하는 그 신비한 소릴 들으려 했소 강물 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 맘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치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오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 때 우리 이젠 새벽 강을 보러 떠나요 과거로 되돌아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소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이렇게 처연하고 아름다운 가사에 꼼짝달싹하기 어려운 압도적인 음률을 붙이고 서늘한 목소리를 얹어주시니 할 말을 잊고 그냥 듣고 또 듣습니다. 우리들의 가슴 저 밑바닥에 착 가라 앉은 어쩔 수 없는 슬픔을 담담하게 읊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큰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노래해주세요.
최백호 선생님 노래를 즐겨 듣는 30대입니다. 덧글 중 세월이 갈 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목소리에 양희은 선생님과 함께 정태춘 선생님이 거론되시기에, 검색해서 선생님 노래를 처음 접하고 있습니다. 한편의 시와 같은 가사, 서정적인 멜로디와 세월이 담긴 깊고도 맑은 목소리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갑니다. 아직 식견이 좁은 젊은이가 좋아하는 가수에 선생님의 이름 석 자를 올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양희은 씨는.. 김민기 라는.. 걸출한 뮤지션 덕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입은 분입니다. 쉽게말해.. 정신은 다르나.. 입은 있으니 중얼 거린다...! 조금.. 어렵나요..? 나중에 이해할 날이 올겁니다. 이분의 곡은.. 중년의 나이에 흔한 감성으로.. 그렇게 즐기는 곡이 아닙니다.
고1학년 입학식하고 반배정받아서 어떤친구가 첫날 교탁에서 부른노래가 떠나가는배 이어도 였다~^ 왜 그 나이에 이 노래가 꽂혔는지~~ 그 친구와 30여년동안 둘도 없는 친구고 난 태춘성 광뺀이 됐다 한잔 먹을때 마다 하철이 탈때마다 차안에서도~ ㅎㅎ 이런 사람이 다시 나오려나~~
뭐라 형용키 어렵다. 어떻게 이렇게 노랫말이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시가 노래가 되어 낭송 되어질때 감동이 더 해지기도 하지만, 그 둘의 만남이 이렇게 절묘한 조화를 이룰수 있슴은 그 노래를 부르는 이가 정태춘 이기 때문 일 것이다. 그의 노래엔 노래 이상의 뭔가가 있고, 시 이상의 뭔가가 있으며, 단순히 가수라 부를수 없는 뭔가가 있다. 이런 사람과 동시대를 살았다는게 큰 행운 이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는 표현 되지 않아 답답하다.
젊었을땐 아무리 들어도 별 감흥없이 그냥 좋다.....지금은 한소절에 회한의 뜨거운 것이 흘러 내린다.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내 젊음.. 사랑..사랑을 하고 싶어도 기운이 없어서 못한다. 그 뜨겁고 강렬한 기억을 잊어 버린지 오래다. 옆에서 같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니 처량해서..가엽다. 머리 염색을 그만할까? 흰머리를 그냥 둘까? 너무 처량해 보이지 않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슬프고 슬프다....쉽게 잠이 들지 못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