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규님의 노래에 취해 있는 동안에도, 피아노 반주가 맘을 계속 설래이게 하네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모든 '참 좋으신 주님' 중에서 반주는 단연코 탑입니다. 전자 오르간에서조차 앞부분에 나오는 꾸밈음 부분들을 이렇게 부드럽고 자연스러게 연주하지 못하던데, 게다가 중간 간주에서 노래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서, 뒤에 연결될 안민규님의 노래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힘있는 연주는, 안민규 님 음의 뒷부분을 감싸주는 부드러운 반주만큼 매력적이네요. 안민규님이 내는 바리톤 특유의 두성도 너무 좋네요. 바리톤이 자칫 나이들어 보이는 소리가 되기 쉬운데, 안민규님 목소리는 도리어 감미롭게까지 들립니다. 듣고 있는 내내, 제 머리까지 같이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옛날 얘기지만, 예전엔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외국에 나가면 외국 성악 선생님들이 '목에서 힘 빼라(목 좀 잡지 마라)', '왜 이렇게 억지로 크게 소리를 내냐'며 이것부터 고치라는 소릴 들었는데, 요즘 공부하신 분들은 확연히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실력이 좋아진 것을 안민규님 노래를 들으며 또 한 번 느꼈습니다. 김정원님을 보면서 어렸을 적, 혼자 몰래 좋아했던 반주자 누나 생각이 났습니다. 노스텔지어라고 하나요 ... 참, 센스있고 예쁜 반주때문에 안민규님의 노래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반주에 정신이 산만해져서 영어식으로 mesmerized되었었습니다. 두 분다, 찬양도 너무 좋고, 반주도 한없이 들어도 계속 더 듣고 싶을 것 같은 연주였습니다.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