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에 가본적이 있는데 좀 무서웠다. 밤에 바다를 혼자 가면 안된다는 말이 생각났고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바다가 사람을 홀릴 수 있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새까만 물결이 검은 혀를 드러내면서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뚝뚝 흘러내리는 물기로 거대하게 철썩대며 가만히 가만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릴 적의 내게 할아버지께서 여러 말들을 해주었는데, 그것들 중의 말이 였다. 극심한 공포에 살았던 나의 어린 시절 중 나란히 부산의 해운대를 밤에 걸을 때 삶에 여유가 가득 찬 목소리로 파도는 자꾸만 날 집어 삼키려 들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바다는 참으로 아름답다고, 그렇지 않냐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냐고, 그것은 사실 바다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장미꽃'을 한송이 사다준 할아버지는 장미는 아름답지만 가시는 아름답다며 입을 열었다. 그 이유를 물으면 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할아버지께선 웃음소리를 만들어내며 바다는 그 정반대라고 하였다. 바다는 아름다워서 그들의 푸른 봄날들을 떠올리게 했고, 파도는 매섭게 다가와서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겁을 주는 것이라고. 아슬한 발자국을 다시 삶으로 돌린 내게 건넨 자글자글 주름 진 손으로 내 뺨을 어루만줘주던 할아버지의 말들 중에서.
바다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리시는 분들이 많대. 왜냐면 파도에는 사람들의 엄청 찬란하고 화려하며 행복한 추억들이 있어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파도를 보며 그 기억에 대해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감성에 젖어든대. 그 감성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새 내 곁엔 불행이 있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는 변해버린 자신을 보며 울었을 테고 또 그런말 있잖아 좋아함엔 적당함이라는게 필요하더라는.바다도 자주보면 안좋을지 몰라
다들 여러가지 이유로 바닷가에 가지만 항상 오는 파도는 침묵을 지킬뿐이다. 사람들은 파도속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고 남은 인생을 파도속에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파도는 침묵을 지킬뿐이다. 그래서 내가 매일매일 여기서 울고 소리쳐도 파도는 침묵을 지킬뿐이니 내가 슬픔에 잠겨있는 것은 나와 이 파도 둘만 알고 있을수 있다.
제주도 여름 낮에 바람이 부는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를 보면서 파도가 바위를 힘껏 치면서 깎아내리고 있는게, 어쩌면 파도와 바위는 바다라는 몸의 한 부분이니까 저렇게 매섭게 치는 파도가 내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는걸까. 내 안에서 계속해서 치는 파도는 도대체 어떤 바람의 물결 때문인지, 그렇게 계속해서 다치게하는데도 고상한 모양으로 남겨져있는 바위들은 나의 어떤 부분인걸까. 밝은 대낮인데도 머릿속은 안개가 낀 새벽밤 같아서, 그렇게 한참을 파도와 바위들을 보며, 파도와 바위를 생각했었어요
파도는 침묵을 지킬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 침묵 속에서 답을 찾고 그 답을 통해 전진한다. 우리의 물음에 파도는 그저 침묵을 지킬 뿐 어떠한 답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 침묵 속에서 위로를 얻고 답을 찾는다. 파도는 침묵을 지킬 뿐 그 무엇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우리를 위한 침묵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검은 바다는 나를 향해 오고 있었다. 밀어내려 해도 계속해서 나를 침식시켰다. 몇 번을 파도를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다 의미 없는 짓이란 것을 깨닫고는 동작을 멈췄다.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손을 휘둘러 봐도 닿는 것 하나 없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가라앉았다. 그 날 나를 바라보고 있던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파도는 끝없이 전진한다. 앞으로, 더 앞으로 그러나 그는 땅을 다 덮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전진할 것이다. 앞으로도 파도는 끝없이 밀려난다. 뒤로, 더 뒤로. 그러나 그는 언젠가 물결에 밀려, 바람에 밀려 다시 앞으로 향할 것이다. 앞으로, 더 앞으로, 밀려난 것보다 더 앞으로 파도는 전진한다
그때 기억나? 다같이 바닷가로 놀러갔던 날. 예전부터 난 파도가 무서웠어. 먹물투성이인 바다앞에 서서 여운없이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 나까지 삼켜들어가 영영 찾지 못하게 될까봐. 그때 넌 바다앞에 서있었지. 아주 천천히 지는 땅거미 앞에 서서. 바람에 흩날리는 파도들을 바라보며 아무말없이 나를 바라봤었어. 그때도. 숨이 막히더라. 구름을 머금은 노을이 뒷편에 서서 오직 너를위해 있는것처럼 널 비추는게 좋았어. 잔바람이 불며 네 머리카락이 갈대 사이의 버들씨가 바람에 나부끼는듯이 평온히 산들거리는게 좋았어. 하얀 원피스에 파뭍혀서 미소를 머금고 날 조용히 바라보는 네 모습이. 너무 좋아서.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가만히 너를 지켜봤었어. 넌 나에게 다가와서 말하더라. 나중에 다시. 바다에 오자고. 노을에 비춘 눈동자가 붉게 너을거리는게 좋았대. 가만히 서서 내 모습을 바라보는게 오직 너와 나만 세상에 있는것 같아서 좋았대. 그냥. 그냥 나랑 같이 손을 겹쳐잡고 일렁이는 모래사장에서 걷는게 좋았대. 나도, 널 좋아해. 나만 보면 해바라기같이 환하게 웃어주던 네 미소가 좋았어 바쁜 사람들 사이에서 항상 평온해보이는 모습을 한 네가 좋았어. 세상이 밉더라도. 가차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매정하더라도. 네가 있는 세상이라 좋았어. 다음에도. 또 다음날에도. 같이 바다에 오자.
차갑고 고요한 바다의 선율이,부드럽게 일렁이는 저 물결이,아리게 닿는 파도가,끝이 어딘지 짐작가지 않는 푸른빚이 난 마음에 든다.밤바다는 빛도 삼켜버릴만한 광채를 내뿜으며 고요한 노랫소리를 들어줄 사람을 홀리는 것이 너무도 미묘하다.나도 그 노랫소리를 듣고 싶다.일렁이는 바다의 끝이 어딘지 알아보고싶다.그래서 난 스쿠버다이빙 장기이용권을 끊었다
‘ 나의 마지막 순간에 듣는 소리가 파도 소리라면 그 누구보다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사람으로 지쳤고 또 사람으로 다쳤어 더이상 나는 사람으로 마무리 하고싶지 않아. 그저 조용히 바람도 함께 가슴 아픈 날들로 너무 뜨거워진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는 그 이유만으로도 나는 좋아. 나는 이제 조용히 잠길거야. 나에게 싫은 소리 했던 모든 사람들로 부터 떠나서 이제 모래 위에 적은 글씨가 파도로 씻겨 가듯이 내 아픔도 씻어낼거야. 너도 그렇게 해. 더이상 사람으로 아파하지 마. 그렇다고 나 같은 선택은 하지 마. 너라도 행복하고 잘 버텨서 나보다 행복해야…내가 맘 편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 마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파도에 몸을 맡기는 내가 아니라. 행복이라는 파도에 몸을 맡겨봐. 사랑해 나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준 내 친구야.’ 이 편지를 본 나는 그저 하염없이 파도치는 바다를 볼 뿐이였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려서 지금 내 얼굴에서 물이 묻어도 나의 눈물인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물인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를 보내는 모습은 똑같았다. “…미안해. 지금 알아서” 처음이었다 그 친구 속 마음을 안게 그리고 마지막이었다 그 친구를 볼 수 있었던.
분명 저 파도는 어느 때 보다 거세게 요동치는데 왜 이 밤은 더 고요한 것 인가. 분명 파도소리를 듣고 있는데 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가. 파도에 의해 부서지는 모래알처럼 파도가 내 생각들을 부스는 것인가. 저 달빛도 저 파도도 이 공기도 내 안의 모든 소리를 집어 삼킨다. 그렇게 이 밤에 서서히 침식된다.
나는 힘들때면 새벽 바다를 보로간다. 다들 힘들때면 사람을 만나서 말하면 조금 풀린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해보았지만 다들 공감을 해주기보단 해결책을 말한다.....그게 반복이 되니 점점 지쳐가 더 힘들어졌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새벽 바다가 보고싶어 갔을때 정말 고요했다. 이 세상에 나와 바다만 있는거 처럼 그 어느 사람의 인기척도 없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오히려 파도소리가 나를 위로 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난 그날기점으로 새벽 바다를 좋아하게 되었다.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지독한 사회를 벗어나서 영면의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곳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바다에 갔다. 바다는 날 편안하게 할 수 있을까? 앞이 잘 안보이는게 눈을 감아서인지 밤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내 마음과 같아서인지 잘 모르겠다. 해변가를 따라 걷다 서서히, 조심스럽게 바다에게 다가갔다. 점점 바다에게 나를 허용했고, 점점 잠겨가는 나를, 그런 나를 파도가 밀어냈다. 나의 몸이 바다에게 잠식될수록 더 큰 파도가 와 나를 밀어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너가 날 위로해주는구나. 어느새 가슴까지 차오른 물은 나를 완전히 원하고있었다. 그럼에도 파도는 나를 밀어냈다. 이미 너무 늦었단다. 이곳에 더 일찍 찾아와 너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났다면, 나의 결말은 달라졌을까. 물이 눈 밑까지 잠겼다. 이제 난 세차게 요동치는 파도를 진정시켰다. 그리곤 말했다. "파도야, 오늘의 일은 비밀로 해줄래?" 바다는 고요했다. 그렇게 나는 바다에게 몸을 맡기며 고요 속으로 빠져들었다. 잠잠했던 파도가 다시 움직였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파도는 침묵을 지켰다.
차가운 겨울의 바람이 매섭게 살랑였다. 한 겨울에 바다 내음은 어째서일까, 속이 매스껍게 했다. 밤에 파도가 울렁이듯, 그렇게 어여쁘던 맑고 깨끗하던 물에 탁한 물감이 풀어지는 듯한 바다를 하염없이, 찬찬히 훑어가며 살폈다. 풀어헤쳐지는 물살의 소리가 나에게 말 걸어주는 듯 했다. 오늘도 바다는, 나의 침묵을 집어 삼킨다.
바닷속 긴 여행을 떠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들이 손짓하는 것만 같아. 너도 오라고,차갑고 외롭다고.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후엔 파도가 손님을 찾으러 다니겠지. 모든 감정을 털어놓고 여행을 떠날 수 있게. 아름다운 바다였지만 파도의 손짓은 그리도 매혹적이고 무서웠더라. -파도는 침묵을 지켰고, 너도 파도를 따라갈 시간이야.
파도. 넌 서핑을 즐겨하는 나에게 낮에는 위험하지만서도 가장 큰 행복을 안겨주는구나. 하지만 밤의 나는 나도 모르는새에 너에게 홀려 너와 하나가 될까봐 두렵다. 차가우면서도 따듯한 너. 이 외로운 밤만되면 누군가와 지독하고 숨막히게 안고싶다. 어느 날 나의 준비가 완료되면 너의 그 넓은 품에 안겨 평온히 가라앉으리.
기분이 안좋을때 가끔 바다를 보러간다. 아침이나 오후쯤가면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바다도 바다지만, 신나보이는 꼬맹이들, 풋풋한 연인을을 보면 왠지모를 웃음이 새어나온다. 그래서 일까, 파도는 침묵을 지킨다. 저녁이나 밤에는 몇몇 젊은모임이 자리를 잡으러 온다. 불꽃놀이도 조금씩 보인다.. 날은 추워지고 바람은 거세지는데, 파도는 침묵을 지킨다. 새벽엔 아무도 없다. 바다 마저도 보기 싫다. 그만큼 힘들때.. 새벽에 바다로간다. 가끔은 미쳐서 소리를 질러본다. 누구하고 말하는지 모를정도로.. 그래도 한번 쯤은 대답해 줄수 있는건 아니냐. 내 발에 올라말라 할때를 보면 꼭 날 가지고 노는것 같다. 내가 아무리 널 미워해도.. 결국 끝까지 침묵을 지키니까. 바다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볼땐.. 지친마음도 사그라 진다.
멀리서 보면 참 예쁘더라. 일렁이는 물결도 몰아치는 파도도 한 폭의 그림같았다. 바위에 부딪혀 햇빛에 비춰진 물방울이 내 두 눈을 사로잡았다. 잡아보려 두 손을 뻗어보지만 손에 쥐기는 커녕 중심을 잃고 물에 빠진 나였다. 덜컥 겁이 나 앞을 바라보았지만 파도는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나는 몇 발자국 걷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그동안 안에 쌓아왔던 울분과 분노, 쓸쓸함, 다른 설명 못할 감정들을 방출했다. 소리 높여 울부짖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파도는 더욱 세게 제 몸을 방파제에 부딪히며 씁쓸한 소리를 내었다. 내 울음소리가 부서지는 소리에 묻힐 수 있도록.
아름다운것들은, 위험하고 반짝이는것들은, 뾰족해. 찬란한 빛은 한순간일 뿐이야. 그래서 난 너무 빛나고 아름답고 반짝이는걸 볼때마다 뒷걸음질 치곤했어. 일종의 생존본능이라고 할수있지. 그 아름다움에 빨려들다보면 내가 너무 위험해지거든. 그런데 위험하고 아름다운것만큼 자극적인것도 없나봐. 난 그것이 위험한줄 알면서도 계속 원하고 찾게 돼.
바다가 점점 나를 향해 다가온다는 망상에 빠졌다 나는 그깊은 파도와 함께 잠겨갔고 정신을 차렸을 때엔 이미 내 발이 바닷속 산호초들 사이에 걸려있었다 나는 발버둥을 쳤지만 빠져나오지 못하였다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이것이 바다가 먹이를 홀리는 방법이구나 하고 그제서야 깨닳는다
죽음을 탓하지 말거라. 네 탓이 아니다. 내 첫 환청이었다. 5살때였다. 누구도 듣지 못했다. 나는 들었는데. 나는 들었는데. 그아저씨 말 들었는데 처음 느꼈다. 침대위에서 무슨 뜻이지? 두번째느꼈다 문앞에서 무슨일있나? 세번째느꼈다. 아. 설마. "!!어린애야.." "네?" 죽음을 탓하지 말거라. 첫번째 느꼈다 죽은거구나 네탓이아니다 울지말자. "아빠. 엄마는?" "어어, 집에 있어 외식 할까?" "외식? 응! 좋아 근데 뭐?" "뭐? 그러게 뭐 먹을까.." 네탓이 아니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아빠 아까 저기 방에 벌ㄹ.. "가자 일단. 아저씨들이랑 가있어" "왜?근데 저기 나 비디오는? 나 방에 벌레도있고.." 난 잘하고 있는가? 과연 괜찮을까 다? "아빠. 집에 엄마 있지. 진짜? 근데 아빤 왜 안와? 할머닌? 나 이아저씨들말고 할머니네 갈래 할머니 보고싶어 할머니" "그.. 할머니는..일단 나중에 갈게 " "왜 나 삐뽀차 태워? 나 잘못해써?" "아니아니....아빠 친구야.." 휙) 스켄 "거짓말!!!" "진..;진짜야;;" "아저씨...그럼 나 사탕 조요" "응? 으응.." "좀 특이하댔지,..?;" "됬어..내일이 그렇지" "아.저.씨!" "어어" (사탕) "이거 무지개 반짝반짝 아닌데 그거 아닌데..(울먹..) " "어어어;;;그게 뭐지? 뭘까? 우리가 다 구해다 줄게 울지마울지마 우리가 할테니까 넌 너 볼일봐" "....사고치지말고..경찰아저씨들이니까 ...말잘듣구....." "난 그런거 몰랑 티비 조 애니 볼래 프리큐어 봐야해 " "너...고생..했구나.." "아저씨! " 눈마주침 "으응?" "사탕...(오물오물)홍삼맛나요...." "그...취향이 그래서 미안하구나.." "..아니 뭐..그럴 수도 있는데 무지개 사탕 먹고 싶어요" "대체 그게 머니..?" "(빠직)...됬어요..납치나하지마요.."
바다앞에 홀로 있을때면, 난 바다를 계속 지켜본다. 마치 나를 위로해주라는듯이. 바람에 얼굴이 맞았을때 그 위에 상처도 같이 아팠다. 난 그때 반항도 하지않아서, 누군가의 분노가 내 얼굴에 고스란히 남은것이다. 난 내 얼굴에 지워지지 않는 굳은 상처를 어루만져보았다. 그때 느꼇던 두려움과 화남이 고스란히 내 상처위에 피어올랐다. 그런게 바로 나를 울게 만든다. 나는 바다를 보다말고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내가 소리내어 울어도 바다는 침묵을 지킬뿐 열심히 밀려나갔다.
난 어렸을 때부터 파도가 좋았다. 광활한 바다에 내 온몸을 맡겼을 때 파도는 나의 몸뚱이를 그저 묵묵히 안아주었다.슬플 때도 기쁠 때도 그때마다 파도는 모든 소리를 집어삼키며 날 안았다. 파도는 침묵만을 지킬 뿐이었다.모든걸 안은 채 우리에게 침묵의 안식을 주는 존재였다.나는 파도를 안았다.파도 역시 날 안았다.난 그렇게 가라앉았다.파도가 품고있는 침묵을 들으며. 그 무엇보다 시끄러운 안식이었다.
너무 ... 뭐라 말이 안 나오네요... 마치 " 굳이 애써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잠시라도 아주 잠시라도 스스로 깊은 응어리를 토해 낼 수 있기를 .. 진심으로 바란다 . 온 힘을 다해 바란다. 내 다 받아 주마.." 라고 말하는 느낌이 드네요. 심금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