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그 노인 분이 하도 안젤리나 이분을 보며 하도 기특해서 떡도 주고 그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먼 타지까지 와서 한국어도 배우고,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대학도 다니고 그러니까. 아무튼 대단합니다. 눈 감고 들으면 그다지.. 외국인이라고 생각도 안들고. 구사력도 수준급이네요. 타일러 라쉬, 다니엘 린덴만 딱 이 사람들 레벨 같았어요. 한국인 보다 더 한국말을 잘한다는~ 러시아에서 와서 석사 받고 이런 분들 사실 엘리트가 아닌가 싶네요. 머리가 좋은 분들일 겁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 케이팝을 좋아해도 한국어를 전공한다는건 어렵다고 하더군요.
한국도 박물관이나 왕릉, 국립공원이 무료가 된건 얼마되지 않았어요. 사찰의 경우 재작년까지만 해도 문화재관람료라는게 있었구요. 그러나 그때도 관람료가 비쌌던건 아니었고, 지금도 어떤 곳은 1000원 정도의 관람료를 내는 경우가 있기는해요. 개인적으로 국립박물관, 왕릉, 국립공원 등 국가가 관리하는 문화시설의 관람료를 없앤건 아주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입장할 때 돈을 내지않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도 '이런 장소는 시민들 것이고 시민들의 여가 공간'이라는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거기서 어린이들이 뛰어다니고 지들끼리 뭐라고 토론하는걸 보면, 최고는 아닐지라도 충분히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 같아서 흐뭇해요.
15:13 한국의 역사적인 맥락, 그리고 그 역사가 쌓여 만들어진 독특한 문화죠. 667년 이후로 (후삼국 시대가 일부 있기는 했지만) 거의 1300년 이상 내전이란게 없었고 고려, 조선이라는 중앙집권적인 500년 왕조 2개가 중세 1000년을 이어왔죠. 지구상 어디에도 이런 나라는 또 없어요. 중국은 거의 300년 주기로 이민족 왕조까지 섞이며 바뀌었고 수시로 내전이 있었으며, 지금이야 현 중국 국경 내는 다 중국이라고 하는 것이지 19세기까지는 어림도 없는 말이었죠. 지들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일본은 19세기까지 봉건 영주들 간에 수시로 내전이 있었죠. 유럽이나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인디아 모두 마찬가지. 그래서 이 땅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크게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씩 도와주는건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스스럼이 없이 자연스러운 거였고, 오히려 현대에 들어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 먹지마라 이런게 생겼죠. 그러나 그랬기 때문에 겉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않는 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겉모습이 확연히 다른 사람을 보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지만 간혹 그런 경우는 외부 침략을 받을 때 뿐이었으니까요. 역사적 기억으로 인한 이방인에 대한 본능적인 경계심이지 인종차별 이런건 생각해본 적도 없는 개념이죠. 역사적으로 차별할 인종이란게 없었어요. 굳이 말하자면 적극적인 차별이 아니라 소극적인 차별 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소극적인 차별이 역사적인 시간만큼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과 친해지기는 쉽지않고 외국인이 살기에 쉽지 않은 사회로 인식될 수 있다고 봐요. 현대 교육이 그렇게 바로바로 먹힐거면 지구상에, 특히 선진국에는 인종차별이란게 없어야죠. 그런데 그렇지 않쟎아요?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말 중간 중간에 부자연스러운 연결 부분이 있네요... 이제는 한국어를 한국인 만큼 하는 외국인이 많아져서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눈높이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거 빼고는 매우 훌륭한 지성과 미모의 소유자... 우리 나라에서 좋은 경험 많이 하시고, 즐거운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