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꽤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미국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 처음으로 수학이 언어이고 나는 수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좀 더 정확히 수학은 순수 논리 언어이고 세상 만물의 모든 본질을 이루는 언어라는 사실을 그 때 처음 깨달았어요. 그래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우주는 수학으로 쓰여져 있다라고 한 걸 겁니다. 그걸 깨닫고 엄청난 허탈감에 시달려야 했죠. 그건 마치 영어 문법 좀 안다고 영어를 잘 한다고 말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거죠. 그리고 나는 대한민국 수학 교육의 산물이라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한국은 국제 수학 경시 대회나 올림피아드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내죠. 하지만 그 중에 과연 몇 명이 실제로 수학자가 될까요? 수학 올림피아드에 나오는 미국 아이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다 수학자의 길을 갑니다. 나와 수학 전공을 했던 미국 아이들만 보아도 그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죠. 그리고 가장 큰 차이가 그 아이들은 수학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본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나는 수학을 도구 혹은 수단으로 보라보고 있었죠.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무언가를 보면 그 본질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민국 교육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정말 똑똑라고 습득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매년 필드 상을 한국인이 휩쓴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겁니다. 만약 한국 아이들에게 수학이란 숫자와 공식 암기나 시험 성적을 내기 위한 게 아니라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이 세상 모든 것의 본질을 담은 언어라고 일깨워 줄 수만 있다면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현재 고교 학습과정은 양이 너무 많은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외울게 너무도 많아서 중요한 내용도 그냥 외우고 지나가는거 같습니다. 삼각함수 조차도 그냥 sin, cos, tan 만 외우죠 하지만 반지름이 1인 원을 그려서 어떻게 값이 나오는지 보면 cos 90이 왜 0인지 절대 잊지 못하죠
수리쪽만 들은 통계학과 출신으로서 말하면 수학을 수단으로 보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적어도 절반은 그냥 다들 수학이 너무 좋아서 술먹으면서 수학이야기하고 술주정을 수학이야기로 하는 사람들이었어요. 대학원간 친구들은 그냥 말 그대로 수학 씹덕들이고. 저는 씹덕인줄 알았지만 사실 아니었던걸 그 열정 넘치는 친구들보고 깨달아서 딴길(탈수학!) 찾고있고요. 이게 일반적인 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학 과정 또는 대학교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로는 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KMO도 '수단'으로 보고 접근한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또 그냥 어려운 문제 풀고 생각하는거 재밌어서 한 사람들도 많아요. 너무 우리나라 학부 분위기가 내려쳐지는 것 같아 변호해봤습니다ㅎ
@@user-vi5yl1pm7g 당연히 자기 실력으로 서울대 가야지 그럼 뭐 청탁이라도 하나요? ㅋㅋㅋ 그리고 입학은 물천으로 입학했습니다. 석사과정을 수학으로 간거지. 흥미가 없었으면 석사과정 갈 일도 없었겠죠. 뛰어난 외국인 교수를 데려온것도 서울대의 교육 시스템중 일부인데, 이걸 인정 안하시면 각국의 교수가 모여있는 미국 대학교들은 미국 교육시스템이 아닌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