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렐이 어리석다고 하지만, 사실 네이렐의 시선으로 디아블로4의 스토리를 따라가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스토리상 주인공은 릴리트까지 처단한 매우 강한 인물인데, 사실상 메피스토와 가장 긴밀하게 엮여버린 인물입니다. 늑대로 변한 메피스토와 여정을 한 바 있고, 메피스토를 포함한 대악마들의 축복을 받은 상태이며, 메피스토의 성채 가장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인물이죠. 그러나 네이렐의 입장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뭘까요? 바로 그렇게 강력한 플레이어를 메피스토가 타락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 적었듯 플레이어와 메피스토는 긴밀히 엮여있고, 사실상 그건 메피스토가 먼저 접근해서 이뤄진 관계입니다. 즉 메피스토가 플레이어의 타락을 안배해두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 네이렐의 입장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것을 안배했는지, 혹은 대악마의 기만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말이죠.) 즉 네이렐이 영혼석을 들고 떠난 것은,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한 선택지였던 겁니다. 그게 설령 메피스토의 기만에 당하는 길이고, 다른 피해자를 낳는 길이라 해도, 대악마까지 처단하고 다니는 플레이어의 타락은 성역의 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것보단 낫다고 여긴 것이죠. 그 뜻을 로라스도 깨달았기에 그 뒤를 쫓지 않았던 거라 예상합니다. 물론 선택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했겠지만, 네이렐의 선택이 마냥 어리석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숭고한 여정이라 볼 수도 있는 것이죠.
ㅇㅇ이 댓글에 공감하는 게 지금 네이렐 때문에 메피스토도 존나 난감한 상황임 ㅋㅋㅋ 플레이어는 릴리트를 육박전으로 패죽이는 최고의 육체를 가졌고, 메피스토는 그 플레이어를 타락시켜 몸을 빼앗으려고 빌드업 착실하게 해왔는데 웬 호빗똥양소녀가 영혼석 들고 튀어버림 ㅋㅋㅋㅋ 부활을 안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성능 개구린 네이렐의 몸으로 부활하기도 싫고 사면초가임 ㅋㅋㅋ
다들 네이렐은 마음에 안들어하겠지만 시네마틱 비주얼과 스토리는 굉장한 걸작이라고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로서 힘든 마음을 어딘가 기대고 싶어하는데 그 중 하나였던 엄마는 메피스토의 환영이었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기댈 수 있을까 싶어 뒤돌아보았던 아저씨마저도 허망하게 죽어버림. 마지막에는 결국 스스로 노를 저어서 앞으로 가는데 정말 힘든 선택의 길로에서 혼자서 갈 수 밖에 없는 그 고독함을 고작 3분 40초라는 시간 안에 너무 잘 묘사함.
일단 메피스토의 꿍꿍이는 보다 완벽한 숙주를 차지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확팩에서의 행보일 것. 네이렐은 자기 딸 릴리트를 생각하면서 어디까지나 장난으로 놀아주는 정도로 보임. 네이렐의 어머니로 변모해서 그녀를 어르고 달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메피스토는 네이렐을 자신의 딸로 만들 생각일수도 있음. 자카룸 교단의 본산이 있는 쿠라스트로 향한 것은 아마도 과거 본인이 점거했을 때의 자카룸을 떠올리곤 자신의 새로운, 그리고 동시에 완벽한 숙주를 찾았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거임. 그것이 아카라트라는 점은 자르빈제트의 원정 성전사 집단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 신실한 믿음을 가진 정예라고도 할 수 있는 성전사들이 쿠라스트가 아닌 엉뚱한 곳에 있다는 것이 그 반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기대가 되는 중...
음...개인적으로는 너무 확대해석이라고 봄... 자신의 딸로 만든다기보다는 그냥 제일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상대를 능욕하며 상대가 자신을 극도로 증오하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는 것일 수도 있음.'증오의 군주'답게 이나리우스가 세계석 탈취 후 수감된 곳도 이 메피스토가 다스리는 영역이었던 거 보면... 저게 메피스토가 자카룸을 송두리째 타락시키고 디아2 성기사 카르타스까지 무너뜨린 비결이라고 봄.
DLC 무진장 팔아제껴야 되니까 딱가리로 소모된 두리엘(고통)과 안다리엘(고뇌)을 제외한 아즈모단(죄악), 벨리알(거짓), 바알(파괴)에 떡밥만 남긴 천상과 네팔렘의 타락이나 배신의 악마(?) 등 최소 5개 DLC는 거치고 나야 디아블로(공포) 나올듯... DLC의 군주 디아블로
상황을 통제하게끔 만드는게 메피스토라고 했고 증오와 악의서린 호기심이라는 감정 외에는 없는게 메피스토라고 했으니 오히려 숙주가 목표가 아니라 '그래 니년이 얼마나 버틸지 한번 보자' 라는 유희거리. 말 그대로 그냥 진짜 장난삼아 저렇게 데리고 다니는 것 같은데? 애초에 저 정도로 오염이 진행된 거면 이미 답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진작에 숙주가 안 된게 용할 지경인디...
천사와 악마의 싸움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명예만을 추구했던 이나리우스와 인간을 지키고 디아블로를 막으려 했던 릴리트... 릴리트가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을지 짐작이 가네요 악마가 안쓰럽긴 처음임 ㅋㅋ 남편한테는 버림받고 아버지는 막아야하는 운명 오로지 인간을 위하여... 그런데 그 인간마저 자기를 죽이려고 달려듬 ㄷㄷ 가혹한 운명일쎄...
그리고 굳이 봉인할거면 아카라트의 무덤에 가지않아도 되고 숙주로 삼을거면 굳이 포기하라고 할 필요는 없겠지 그리고 메피스토 대사에 그저 영혼석을 가지고 있을뿐이라는 대사로 추리하면 단순운반자 역할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봄 숙주는 아카르트 관련인물이거나 이나리우스가 될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