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 '쑥대머리' 는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자 곤장 30대를 맞고, 옥중에서 소식없는 이몽룡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대목이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의 찬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이 보고지고
오리정 이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여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 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보며
전전반측의 잠못이루니 호접몽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여 사정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님의 화상을 그려볼까
이화일지 춘대우에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 단장성에 비만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 염락시에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 연캐는 채련녀와
제룡망채염에 뽕따는 여인들도 낭군생각 일반이라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밖을 못나가니 뽕을 따고 연캐것나
내가 만일에 임을 못보고 옥중 고혼이 되거드면
무덤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이 될것이요
무덤 근처 섰는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원통을 알아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이고 답답 내 일이야 이를 장차 어쩔거나 그저 퍼 버리고 울음운다
25 фев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