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츠네오가 사라지면 다시 해저로 돌아가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될 것이지만 그 모양도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고 조제는 말했다. 그 말이 그저 호기로 내뱉은 허언이었는지, 아니면 '순간의 완성'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족의 표현이었는지 여전히 나는 헷갈린다. 그때의 나는 조제가 어떤 마음이었던지 상관 없이, 그저 멀리서 함께 있음에, 좋아하는 이야기를 이렇게 함께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을 따름이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ㅡ 두 번 다시 너를 만나기 전으로,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기에 외롭지 않았던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겠구나. 내 시간은 이제 네게 맞추어졌고 너를 잃으면 내 시간은 방향을 잃고 흩어져버리겠구나. 그리고 그때의 나는 조제와 달리 그게 허언이든 자족이든 '괜찮다'고 말할 수 없겠구나.
조제라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때 제목만 보고도 끌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는내내 비슷하고 또 다른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이 조제를 두고 떠날때에는 도망쳤던 내가 생각나 같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플레이리스트보다 아는 노래가 없었지만 그래서 더 집중하며 듣게 되는 플레이리스트였다. ‘조제’라는 제목은 이렇게 나를 또 끌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