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뉴스] 큰 빚으로 해체 위기 겪은 교회, 사위 목사가 공동체 회복 나서
[앵커]
오래된 도시를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미단시티교회는
신도시에 편입돼 예배당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코로나와 높아진 금리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거액의 빚을 안고
목회를 시작하는 박현석 목사의 이야기,
이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영종도에 있는 미단시티.
인천공항의 관문인
영종대교를 지나면
바로 옆에 보이는 지역입니다.
미단시티교회는
이 지역 유일한 성결교회로
지난해 9월 소천한
조경수 목사가 담임하던 교횝니다.
조경수 목사는 영종도에 미단시티가 조성되기 전부터
금산리라는 지역 명칭을 따라
금산교회를 개척했고 27년간 헌신적으로 사역했습니다.
교회가 있던 지역이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조경수 목사와 교인들은 교회 이름을
새로운 지역 명칭을 적용해 미단시티교회로 바꿨습니다.
금산교회 예배당은 신도시에 수용됐고,
지정받은 종교부지에 새 예배당 건축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교인들이 떠나고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재정난이 발생했습니다.
종교부지를 매각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평생 헌신적으로 목회해온 교회 공동체가
해체되는 상황은 막아보고 싶었습니다.
조경수 목사는 영종도에서 막노동을 하며
부족한 건축비를 충당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건축비로 인한 대출이
9억 6천만 원에 달하는데다,
교회 운영비로 사용한
마이너스 통장을 더하면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은행 대출 이자는 두 배로 급증했고,
설상가상 막노동일까지 끊겼습니다.
교인 역시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하면서
조경수 목사는
스트레스성 급성 신장염으로
지난해 9월 예배당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담임 목회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교회 공동체는 존폐 위기를 겪었습니다.
빚만 잔뜩 있는 교회에
오려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그렇다고 예배당을
이단이나 다른 곳에
매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단시티교회를
회복시켜보기로 나선 목회자는
고 조경수 목사의 사위인 박현석 목사였습니다.
[인터뷰] 박현석 목사 / 미단시티교회
"(장인의 죽음 이후) 어떤 선택을
오랫동안 고민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지 않았고,
그 안에서 그게 저의 길이라면
할 수 있겠다하는 마음의 확신을 주셔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결정하게 된 것 같아요."
박 목사가 부임한 뒤에도
건축으로 인한 문제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철골과 기초공사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고,
나머지는 조경수 목사와 가족들이 하면서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서산성결교회가 공사비를 지원하면서
비가 새는 곳의 보수공사만
간신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액의 빚이
때때로 마음의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박현석 목사는 하나님이 자신을
미단시티교회로 부른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인터뷰] 박현석 목사 / 미단시티교회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되
내가 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부분들이
불안에서 확신으로 바뀌어 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다행인 점은
3040 가정이 교회에 출석하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회에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박현석 목사 역시
진행 중인 보수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교회 간판도 달고 홈페이지도 개설해
좀 더 적극적으로 목회에 나설 계획입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박현석 목사.
지금은 장인이 평생 헌신한 예배 공동체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향후 건강한 목회를 펼쳐 장인의 꿈을 이루는
교회 공동체를 이뤄가길 기대해 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5 сен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