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좋은 친구처럼 느껴져요 우린 아직 만난 적도 없지만요 그대가 쓴 글을 보면 아주 오랜 친구처럼 생각돼요 나만의 생각이겠죠 그대에게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지만 그걸로 좋아요 적어도 그대가 내 상상 속에만 있는 게 아니란 게 나 아무것도 바라지는 않아 그저 그댄 그대로 그대인 채로 있으면 돼요 밤 하늘 어딘가에 늘 빛나고 있을 별처럼 그댄 그대로 우린 좋은 친구가 됐을 테죠 어떤 우연 인연이 있었다면요 아뇨 그걸 바라진 않아요 기대는 모든 걸 바꿀 테니까요 나 그걸로 좋아요 적어도 그대가 있어서 조금은 덜 외로울 수 있으니까 나 아무것도 바라지는 않아 그저 그댄 그대로 그대인 채로 있으면 돼요 밤 하늘 어딘가에 늘 빛나고 있을 별처럼 그댄 그대로 우린 좋은 친구처럼 느껴져요 우린 아마 만날 수도 없지만요 그대 노랠 들어보면 제일 친한 친구처럼 느껴져요
아직 만난 적 없지만 좋은 친구로 느껴지는 너는 누굴까.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외로운 낙서들인가. 남산타워에 걸려진 수많은 자물쇠들인가. 형체를 바꾸며 느릿하게 흐르는 구름인가. 어쩌면 그 속에 비친 가깝고도 먼 ‘나’ 아닐까. 시인 이상이 말한 거울 속의 나. 그는 내가 자살하지 않는 이상 죽지 않는 불사조에 가깝다. 그래, 내겐 악수조차 할 수 없는 그 두사람을 봉인한 죄가 있다. 가깝고도 먼 그대여, 나를 괴롭히고 위로하는 그대여. 그대는 곧 나고 나는 곧 그대다. 거울 너머의 그대여, 이 노래가 닿아 그대의 슬픔을 덜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