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 선수는 플라이급 선수 치고는 펀치력도 좋았고, 스피드가 뛰어난 복서였으나,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턱이 약했다는 겁니다. 이 핸디캡으로 인해 한 방에 무너진 경기가 몇 경기 있죠. 이 라시아르와의 경기에서도 그랬고, 페날로사와의 IBF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도 5회 막판에 페날로사의 한 방을 맞고 연타를 허용한 끝에 눈까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TKO패 당했습니다. 턱이 약하다는 핸디캡만 없었다면 장정구, 유명우만큼이나 빛을 발할 수도 있었던 복서가 됐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암튼 저 당시의 챔피언 라시아르도 대단했습니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는데, 프로경력은 무려 70전이었으니...
이 경기가 제주 한라 체육관 개장 기념경기 였거든요. 그 비싼 경기장 건물 짓고 마수걸이 게임을 맡긴 거 보면 당시 유망주였던 신희섭에게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다는 거지요. 신희섭은 80년 MBC 신인왕전 준결승에서 장정구에게 패한 후 다음해 81년 신설된 KBS 신인 선수권 대회 MVP까지 차지하고 착실히 승수를 쌓아갔으니... 결과는 충격의 1라운드 KO패. 신희섭 라시아르 전은 당시 마크 브릴랜드 : 이승순 전과 어이없음의 강도로 1,2위를 다툴 정도. ㅡㅡ;; 초 5학년 때인데 굉장히 허탈매하며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시아르의 이전 경기를 보면 라이트 롱훅을 아주 자주 던지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신희섭 측도 라시아르의 이전 경기를 비디오로 봤을테니 단단히 대비를 하고 있었어야죠. 신희섭 본인이나 트레이너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 가장 기초적인 대비도 안한 상태에서 세계타이틀전에 임하니까 1회 1분 19초 만에 KO패 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지요. 평소처럼 싸우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면 안되죠. 상대는 평소에 싸우던 동양권의 선수가 아닌데...
79초의 참사,비극으로 한동안 회자되었던경기.. 신희섭 강력한 챔피언후보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아르헨티나에서 오는 원정비용까지 대주며 챔피언을 안방으로 끌어들였는데 현격한 실력차,,,, 결국 신희섭도 IBF로 방향전환하게 되었지.. 1회에 저런 무모하다싶은 롱혹을 정통으로 맞는것부터가 아직 경험이 미숙하다는 이야기.. 저때 신희섭 19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