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공장 금요미식회 [청어 볶음밥]편 원고
- 기획 의도
청어의 옛말은 '비웃'이다. 이는 비유어(肥儒魚)에서 비롯된 말로, 선비를 살찌우는 물고기라는 뜻. 청어는 예로부터 한반도 연안 전역에서 많이 잡히는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많이 잡힐 뿐만 아니라, 청어는 놀랍도록 맛있다. 수온이 내려가고 날씨가 추워지면 몸에 기름이 차올라 뚝뚝 떨어질 정도. 많이 잡혀 값도 싸고, 맛도 좋은 청어는 치명적인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지방이 많은데 뱃가죽이 얇고 살이 물러 쉽게 상한다는 것과 잔뼈가 얇고 많아 손질이 쉽지 않다. 이 두 가지 단점을 보완하고 청어의 진가를 드러내는 것이 이번 금요미식회의 주안점.
-레시피
1)청어를 손질해 포를 뜬다.
2)포뜬 청어에 촘촘하게 칼집을 내어 살 안쪽에 있는 뼈를 끊어 낸다.
3)한 입 크기로 등분하여 버터 1스푼 + 올리브오일 2 스푼을 두른 팬에 튀기듯 굽는다.
4)바싹 익은 청어살을 꺼내고 남은 기름에 가열하지 않은 즉석밥 1개를 풀어 밥알에 고루 기름을 먹이며 볶는다.
5)조선간장 2스푼(청정원 시판 조선간장 기준, 사용하는 간장 염도에 따라 조절), 유자청 1스푼, 식초 1스푼을 넣고 볶는다.
6)마지막으로 얇게 썬 마늘쫑을 넣고 볶는다.
7)접시에 밥을 담고 구운 청어살을 올린 후, 후추와 레몬 껍질로 마무리한다.
-토크 포인트
1)청어를 튀기듯 굽는 이유
청어 뼈는 얇고 무르다. 다른 생선과 달리 수많은 갈비뼈가 늘어져있고 심지어 살 안쪽에도 실뼈가 촘촘하게 박혀있다. 청어의 뼈를 제거하는 데에 공력이 들어 업장에서 주재료로 쓰기에 어려움이 많다. 이 문제를 바삭하게 튀기는 조리법으로 해결했다. 워낙 기름이 많은 생선이기에 오래 가열해도 타지 않고 먹음직스럽게 튀겨지며, 단점이었던 얇은 뼈들은 튀김옷 역할을 하며 오히려 식감을 돕는 장점으로 변한다.
2)청어 기름
청어의 맛은 풍부한 지방에 있다. 청어를 바싹 튀기는 것은 단점을 보완 이외에도 청어의 기름을 뽑기 위함도 있다. 청어를 구운 기름에 밥을 볶아 청어 한 마리의 진미를 한 그릇에 담았다.
3)유자와 레몬
청어 고등어 전갱이 꽁치같은 등푸른 생선의 기름은 굉장한 풍미를 가지고 있지만 묵직하고 혀에 오래 남아 미각이 쉽게 둔해진다. 귤속(Citrus) 과실들과 만나면 아주 좋은 궁합을 이룬다. 생선의 기름과 시트러스한 과즙이 결합해 제 3의 절묘한 풍미가 만들어진다. 유자청은 단맛과 은은한 향을 돋우고 레몬 껍질은 특유의 상큼한 향과 식감으로 음식을 먹는 내내 경쾌함을 준다.
4)마늘 대신 마늘쫑
한식에서 마늘은 많은 기여를 하지만, 사실 굉장히 강렬한 재료다. 마늘의 단맛과 아린 맛은 주재료의 맛을 쉽게 위협한다. 특히, 육류보다 섬세한 풍미를 지닌 해산물에서는 더욱 주의해서 써야 할 식재료. 청어의 향과 맛을 더 명료하게 느끼고자 마늘의 향취를 가지고 있되, 그 강도가 낮은 마늘쫑을 택했다. 게다가, 마늘쫑의 아삭한 식감은 바삭하게 구운 청어살과 조화를 이루어 요리 전체에 고른 식감을 돕는다.
4)노량진 콜라보
기름이 많은 청어는 쉽게 상한다. 일반 소비자가 신선한 청어를 만나기 쉽지 않은 이유. 게다가 살성이 물러 손질도 쉽지 않다. 생선은 부속물만 빨리 제거해도 신선도를 획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참돔, 광어, 삼치, 방어에 이어 5번째 노량진 콜라보 상품을 기획했다. 전날 조업되어 경매에 오른 청어를 당일에 손질(머리, 내장 제거)하여 진공 포장했다.
-재료 정보
노량진 '피쉬서핑' (인터넷 쇼핑몰 구매 가능)
손질 청어 2미 12900 원(경락 단가에 따라 시세 변동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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