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널 스페이스가 그렇게 무섭지 않은 이유는 문화 차이가 제일 크다고 해요. 리미널 스페이스 사진들은 보통 미국에 있었던 장소를 연상시키는 사진들이에요. 과거의 추억을 연상시키면서도 왠지 소름끼치는, 어딘가 뒤틀려서 다가가면 안 될 것 같은, 그런데도 결국에는 옛날에 본 적 있는 것 같은 사진인거죠. 그래서 리미널 스페이스를 한국적인 색채로 바꾸면 그제야 좀 더 무서워질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텅 비고 형광등이 하나만 들어온 감자탕집 놀이방을 찍은 사진인데, 식당으로 통하는 문 너머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사진 같은 게 있겠네요. 또는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찍은 사진인데,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가면 있을 법한 괘종시계 하나가 놓여있는 사진 같은 것도 있겠네요. 한국은 연령에 따라 어린 시절에 향유한 문화의 차이가 많이 나는 나라라서, 나이대 별로 리미널적으로 와닿는 요소도 다를 거에요. 리미널리티(Liminality, 리미널Liminal은 형용사)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이 살면서 자기 인생의 전환점에 섰을 때 나타나는 모호하고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는 것 같은 감각이라고 해요. 쉽게 말하면 ’여태까지의 나‘와 ‘이제부터의 나’ 사이에 서 있는 과정인 거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리미널리티는 이사가 있어요. 여태까지 살던 집에서 짐을 다 빼고 나면 텅 비어버린 집이 남잖아요. 여기서 우리는 위화감이나 그리움 같은 걸 느끼겠죠. 여태까지 살던 집은 마음 속에만 남아 있고 물리적으로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장소가 된 거에요. 리미널 스페이스 사진을 보면 무서운 느낌이 드는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 거죠. 리미널 스페이스는 어디서 본 적 있는 곳인데, 친근한 느낌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빠진 사진들이에요. 이런 사진들은 내가 더 이상 갈 수 없거나 가면 안 되는 공간, 또는 지나버린 시간들을 담은 사진이라서, 그리움과 슬픔, 두려움, 위화감, 불안감 같은 것을 주는 거죠.
오늘 신분증 재발급을 받으러 처음가보는 동네 주민센터를 갔는데 그동네가 모두 재개발 구역이라 구역내의 주택 상가에 사람이 하나도 없고 마치 영화세트장 같았어요 밝은 낮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인기척이 있어야할것 같은 공간에 나만 덩그러니 있으니 알 수 없는 공허함과 두려움을느꼈는데 딱 이런 기분이었던것 같아요
단순히 기분 나쁘다, 낯설다 보다는 갑자기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고 끝없이 이어지는 벗어날 수 없는 공간에 갇힌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드는 곳의 느낌인 것 같아요 공포영화에 흔히 나오는 계속 걸어도 끝없이 이어지고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그런 느낌의 공간...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평범하고 익숙할 수도 있지만 보다보면 뭔~가 기분이 나쁜 그런 공간이 니미럴 어쩌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달 전에 장례식장 다녀오는 새벽에 용산 용언덕스파 망한지 모르고 차 끌고 주차장 들어갔다가 딱 저런 느낌 받았었습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막혀있지도 않아서 새벽이라 사람이 별로 없나 하고 들어갔다가 느낌이 너무 이상해서 언능 검색해보니 망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이상하게 주차장에 빈 차들이 몇 대가 있었는데 그게 더 무서웠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빠르게 다시 나왔습니다.
주호민 작가님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인 시선으로 볼 때 주호민 작가님 사건을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와 선동 당한 사람들만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거지 주호민 작가님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언젠가 복귀 하실 걸 기다리겠습니다. 마음이 어떠실진 몰라 오지랖일지 모르겠지만 힘내시길 바래요 요즘도 주작가님 영상 보고있어요!
저 수영장에서 느껴지는 바이브가 미친듯. 혼자서 들어가서 수영하다가 잠시 물에서 쉬는데, 저 벽쪽 구석은 어두워서 잘 안보이고 들리는건 물 소리와 빈 벽 때문에 크게 울리면서 들리는 본인의 숨소리. 어느 순간 물이 꺼지고 숨소리랑 몸 주위 출렁이는 물 밖에 안들림. 물 속으로 잠수했더니 너무 고요해서 미쳐버리겠음.
귀신나오고 좀비 튀어나오는 것도 괜찮았는데, 이런건 뭔가 상상만 해도 말로 표현못할 두려움이 느껴짐... 멀쩡해보이는데도 어딘가 이질적이고 끝을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오히려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아무 것도 안나타날수록 더더욱 무서워진달까. 생소한 공간에 혼자 있다는 점이 본능적인 공포를 자아내는건지
목적성을 이해할 수 없어야한다는 점을 쉽게 이해하자면 인간이 만들어놓은 시설들과 공간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인간외 지성체가 무작위적으로 인간 시설의 여러 요소들을 가져다 조합해놓고 인간들의 공간을 모방했다고 착각하는 느낌의 공간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열면 벽인 창문이라던가, 계단 위 의자라던가 바닥에 달린 자동문이라던가 복도 한가운데의 책상같은것
내 기준 리미널 스페이스는 분명 한정된 공간일 것만 같은 공간이 무한으로 이어져있고, 그곳에서 아무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 남게 되는 공포가 제일 진국이라고 생각함. 마치 분명한 수업시간에 정말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일자형 학교 복도라던지 평일 새벽시간대의 동네처럼 옅지만 탁한 파란 하늘에 차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다던지 조명은 밝혀져있지만 아무도 없고 노래조차 흘러나오지 않는 텅 빈 마트라던지 그리고 무슨 리미널 스페이스 짤 계정에서 봤는데 오징어게임 달고나맵처럼 아이들만이 찾아올 것 같은 놀이기구들에 전구가 작아서 빛이 닿는 곳이 한정되어있는 방이 제일 공포감이 느껴졌음
아니면 백룸같이 가구는 하나도 없고 오피스처럼 투박하고 엄중한 디자인이 좋음. 개인적으로 근데 쓸데없이 누가 쫓아온다는 설정이 추가되면 재미랑 공포가 반감된다고 생각함. 아무도 없고 나 '자신'이 그저 그 무한한 공간과 시간대에 덩그러니 놓여져서 목적도 없이 아무것도 모른채 배회하는게 제일 무서운데.
제기준 현실에서 가장 리미널같은 느낌이 난다고 생각하는 곳은 늦은 밤 일본 주택가임. 유튜브 채널 중에서 일본 거리를 걸으면서 풍경을 찍은 채널들 있는데 거기서 늦은 밤 주택가 돌아다니는 영상같은거 보면 걍 공포영화 장면같음. 자정근처나 새벽은 아닌게 큰 도심도 아닌 곳인데도 사람 많다가 주택가로 좀만 깊이 들어가면 바로 분위기가 바껴서..ㄷㄷ 한국처럼 아파트로 인구가 밀집된게 아니고 2층 개인 주택들로 이뤄져서 그런지 길가에 사람도 안보이고 집 담장도 높고 모든 집이 커튼을 치고 있어서 새어나오는 빛도 매우 적음. 그나마 드문 드문 있는 가로등 빛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 바로 앞뒤 양옆에 있는 집들은 번듯하고 거리도 깨끗하니 이게 사람 사는 곳인지 세트장인지 진짜 스산한 분위기임.
전에 큰 무역회사에서 밤 청소일 했을때 느낀 괴리감이 있는데 요곤가보다.. 직원들 다 퇴근하면 들어가서 청소했는데 탁 트힌 넓은 공간에 텅 빈 책상들만 끝없이 있는게 기분이 이상했음 특히 청소 다 끝내고 불 끌때 어우 … 창문도 많고 바다 옆이라 분명 낮에는 엄청 밝고 활기찬? 분위기였을 텐데 내가 가는 시간엔 고요 그자체
서로 다른 목적이 완전히 동떨어진, 개연성을 무시하고 한 군데에 모였을 때. 이건 경계임. 내가 아는 것인가? 아닌가? 이것을 판단하는 뇌가 판단의 경계선에서 헤맬 때 느껴지는 감정임. 즉, 특정 개인이 살아온, 혹은 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상식에 따라 달라지겠지. 인류에 문화적 진화가 이뤄짐으로서 이전부터 존재해오던 무수한 감정들에 이름을 붙여가는 과정임. 그것을 구체화하는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
저는 꿈을 꿀때마다 어딘가 항상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 들었는데 리미널 스페이스가 딱 제가 꿈꿀때 느끼는 느낌인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꿈 얘기할때도 애들이 뭔가 재밌는 꿈을 꿨다고 얘기를 해도 와닿지 않았던게, 저는 내용이 재밌는 내용이어도 꿈속에서 제가 있는 장소의 이미지나 느낌은 즐거운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 인물들이 있는데도 뭔가 혼자 있는 것 같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갑자기 돌변해서 나를 공격할 것 같은,,, 딱 저의 꿈의 느낌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를 알게된 것 같아서 신기하면서 뭔가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