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둘 말린 스타킹 아홉 켤레 구겨진 바지 주름 간 치마 담배 냄새 밴 티셔츠 떡볶이 국물 튄 하얀 블라우스 발꼬랑내 나는 운동화 밑창 머리 냄새 묻은 베개 호청 손 때 묻은 손수건 난 빨래를 해요 오늘은 쉬는 날 가을 햇살은 눈부시고 바람이 잘 불어 밀렸던 빨래를 해요 빨래가 바람에 마르는 동안 이 생각 저 생각 끝에 엄마 생각 엄마랑 같이 옥상에 널었던 빨래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