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숲이야기 스포주의 보지않아도됨 과거에 검은 숲은 따뜻하고 울창한 숲으로, 수많은 새들이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어느 날, 숲에 한 외지인이 찾아오지만, 새들은 그를 수상하게 여겨 숲에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그렇게 화가 난 외지인은 무서운 예언을 한 뒤, 숲을 떠난다. 머지않아 이 숲에는 비극이 들이닥칠 것이다. 숲은 악행과 죄로 물들 것이고 싸움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비극이 멈추는 날은, 끔찍한 괴수가 나타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그 날이다. 숲에서 해와 달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며, 숲은 결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다. 외지인의 예언 이 예언을 들은 세 마리 새들은 숲을 지키기 위해 파수꾼이 되기로 한다. 먼저, 큰 새는 숲에 침입자가 없는지 감시하기로 했다. 괴수가 몰래 들어와 생물들을 해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모두가 잠드는 한밤중에 괴수가 나타나면 어떡하냐고” 묻자 큰 새는 걱정이 된 나머지 자신의 깃털을 모두 태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을 만들었다. 그렇게, 숲 속의 생물들은 낮에도 밤에도 큰 새의 끝없는 감시를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심판 새는 숲의 평화를 위해 숲에 들어오는 자들의 죄의 무게를 재기로 한다. 숲에 나쁜 마음을 먹고 들어오는 누군가가 있다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언젠가 저울이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묻자 심판 새는 '언제든지 심판의 결과가 명확하게 나올 수 있도록' 한쪽으로만 기울어지는 저울을 든다. 당연히 기울어진 저울로는 전혀 공정한 심판을 할 수 없었고, 숲 속의 생물들은 심판 새의 불공정한 심판에 고통받았다. 징벌 새는 자신의 부리를 이용해 나쁜 짓을 저지른 생물들에게 벌을 주기로 한다. 생물들이 나쁜 마음을 고쳐먹기 위해선 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너의 부리는 너무나 조그매서 아무도 아파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자 징벌 새는 자신의 입을 아주 커다랗게 찢어 어떤 생물도 한 입에 삼킬 수 있게 만든다. 자신이 원하던 대로 죄인에게 강력한 형벌을 내릴 수 있게 되었으나, 그 형벌은 죄인의 죄에 비해 너무나도 가혹한 형벌이였고, 숲 속의 생물들은 징벌 새의 가혹한 형벌을 두려워했다. 그렇게, 숲에선 언제나 감시당해야 했고, 불공정한 심판을 받았으며, 저지른 죄에 비해 엄청나게 가혹한 형벌을 받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 누구도 숲에서 나갈 수 없었고, 숲 밖에서는 숲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퍼진다. 점점 숲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줄어들었고, 점차 많은 생물들이 불만을 내뱉었고, 숲에는 매일같이 싸움이 일어났다. 숲을 평화롭게 만들고 싶었지만 오히려 점점 숲이 망가져가는 걸 본 새들은 점점 자신들의 능력에 한계를 느꼈다. 숲은 너무 거대하고 광활해서 자신들의 힘으로 숲을 지키기엔 부족하지만, 오직 자신들만이 숲을 지킬 수 있기에, 세 마리의 새는 서로의 힘을 하나로 합쳐서 더욱 강해지기로 한다. 그렇게, 세 마리 새들은 '한 마리의 새'가 되었고, 숲에는 어둠이 드리운다. 새의 모습을 본 생물들은 그 끔찍함과 공포심에 비명을 질렀고 곧 숲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때, 누군가 "저기 괴수가 있다! 검고 어두운 숲에는 크고 무서운 괴물이 산다!"라고 소리친다. 하나의 새가 된 세 마리의 새들은 그 말을 듣고 숲 속을 배회하며 괴수를 찾기 시작했지만, 숲에는 아무 것도, 그 누구도 없었다. 해도, 빛도, 생물도, 괴수도. 남아 있던 것은 오직 칠흑같이 어두운 숲과 한 마리의 새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