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옛날이야기 [새우젓 장사의 마음을 훔친 여종]
긴 담장이 둘러쳐진 솟을대문 앞을 한 남정네가 기웃거리고 있었다.
"거기 누구냐!"
만식이가 보고 소리치자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웬 놈이지? 벌써 며칠째 문앞을 기웃거리네."
박 대감 집 종 만식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만식을 피해 달아난 사내는 칠석이라는 장사치였다. 홀아비가 되어 살아온 지 삼 년째, 슬하에 자식도 없는 혈혈단신의 몸으로 새우젓과 어리굴젓을 지고 다니며 팔았다. 이 사내는 우락부락한 인상과는 다르게 성품이 온순하고 마음이 착했다.
달포쯤 전이었다. 젓갈을 지고 들어간 박 대감 집에서 여종 순덕이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그는 여자의 얼굴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새우젓 장사의 마음을 훔친 여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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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окт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