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선수, 은퇴 얘기가 나오니 괜히 가슴이 찡합니다. 군대 전역하고 보름도 지나지 않아서, 대구에서 올라가서 봤던 14년 11월 11일 한국시리즈 6차전때 잠실 익사이팅석에서 삼성의 통합 4연패 우승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가끔씩 그때 찍었던 사진을 봅니다. 그때 장원삼 선수가 오셔서 입고 있던 유니폼을 그물 위로 던져주셨었는데, 저는 카메라로 찍는다고 오시는거만 보고 어떤 술 거하게 드신거 같은 아저씨가 그거 그물 타고 올라가서 받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삼성 선수라고 생각했고, 은퇴도 삼성에서 할꺼라고 생각했는데 다른팀에 계신 모습 볼때마다 많이 어색하더라구요. 올해 라이온즈파크에서 첫 가을야구를 한다면, 꼭 오셔서 보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에 아버지랑 야구 보면서, 근데 창원의 아들 장원삼 선수는 요즘 어디에 있지? 왜 안 보이지?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은퇴하셨군요. 그동안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하나씩 해 본다는 말로 은퇴의 섭섭함을 밝고 시원하게 넘기시는 모습이 장원삼 선수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운드에서 보여준 절묘한 완급 조절과 구석구석 꽂아 넣던 제구처럼 앞으로도 멋진 인생 사시길 바랍니다.
원삼이형 하이. 원삼이형에게 쓰는 러브레터야. 형이 이 글을 본다면 마치 내 안면이 8월의 인조잔디에 슬라이딩 한 것 처럼 뜨거울 것만 같아. 부끄럽지만 형에게 고백할게. 나 사실 형이 좋아. 언제부턴진 잘 모르겠어. 아마도 어떤 샴푸 CF에서 잘 안풀리는 형의 표정이었나봐. 그래. 형의 깨끗한 컨트롤이 좋았어. 더럽지 않은, 아직 때묻지 않은 정교함과 밸런스가 좋았던거야. 마치 캐더운 여름날 날 간지럽히던 모기새끼를 한 큐에 잡은 듯이 형의 삼진도 깨끗했어. 형을 응원해 원삼이형♡